앞으로 학생, 학부모 동의서 받을 예정

인천 박문초등학교가 지난 4월 인천광역시교육청 종합감사에서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이 ‘영성교육’(종교교육)을 한 데 대해 시정 요구를 받았다.

공립학교처럼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없는 경우, 특정 시간에 종교 과목 1개만 개설되면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종교교육을 받게 되기 때문에, 종교 과목을 개설하려면 종교 이외 과목을 포함한 여러 가지 교육을 편성해 학생에게 선택 기회를 주도록 돼 있다.

하지만 박문초는 천주교 인천교구 소속 인천가톨릭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종립학교로, 원하는 사람이 지원해서 들어가는 학교다.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교육부 제2013-7호)에 따르면 박문초처럼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허용되는 종립학교는 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단수의 종교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데 박문초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박문초는 학생의 과목 선택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 영역에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이 ‘영성교육’ 시간을 2013-2015년 각 학년별로 8시간에서 33시간까지 실시했으며, 2016년에는 학년별로 연간 33-40시간을 편성했다는 것이 교육청의 지적이다.

▲ 2013년 박문초등학교 개교 113주년 기념 합창제 모습. (사진 출처 =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박문초 측 설명에 따르면, 박문초에 지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학교가 가톨릭 학교라는 것을 알고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그동안 모든 학생이 받는 영성교육을 당연하게 여긴 분위기다.

박문초 담당자는 7월 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통화에서 학교는 앞으로 교육청의 시정요구에 따라 영성교육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문초가) 가톨릭 학교라는 것을 학부모들이 이미 다 알고 오시고 있다”면서, 영성교육은 인성교육 차원의 것이며 가톨릭 학교에서 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자체 감사 규칙에 따라 모든 감사 결과를 원칙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학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피감 학교도 다른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문초 감사 결과는 <시사인천>이 6월 24일 학교 이름을 밝히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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