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사목위원회 22주년 기념

지난 4월 28일,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이하 빈민위)가 설립 22주년을 맞이하여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기념미사와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미사는 김운회주교와 빈민위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진행됐고, 기념식 중에는 빈민사목현장의 변화에 발맞춰 마련한 구조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빈민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빈민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활동가들뿐 아니라 후원자들이 함께 하여 복음에 근거한 '자발적인 가난'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운회주교는 미사 중에 “예수를 구세주로 고백한다면 구체적인 삶의 행위가 이루어져야한다”면서 “어렵고 힘들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삶이 주님께 응답하는 삶”이라고 역설했다. 김주교는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며 성장해온 빈민위 사제와 수도자, 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앞으로도 힘차게 살아달라고 격려하고 응원했다.

빈민위 위원장인 이강서신부는 기념사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이 자리가 두렵다. 이 자리는 빈민사목위원회 설립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잔치의 의미보다 그동안 할일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반성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빈민위 설립 후 교회가 정부와 정책싸움을 벌려나가면서 도시빈민문제가 개인적 싸움이 아니라 공적인 차원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 23곳에서는 경제성장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생존에 따른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는데, 얼마나 많이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야만 야만의 재개발엔진이 멈출까하며 이신부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아시아주민운동연대 사무국장인 Maria Fides F. Bagsao는 “빈민현장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복음적 가난을 사는 빈민위가 아시아의 진정한 민중의 벗이며 공동체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22주년을 축하했고, 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사무국장이었던 최재선 씨는 ‘가난한 이들이 천대를 받으며 산 희생을 바탕으로 살아왔으니 그들에게 큰 빚을 졌다’ 고백했다.

이 날 22주년을 축하하면서 제12대 빈민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고, 10년 이상 근속한 이강서신부, 임용환신부와 민경자 위원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그리고 빈민들에게 특별한 애정으로 함께 한 故 김수환추기경과 빈자의 아버지 제정구, 김동주, 추영호 씨를 기억하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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