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가 찬양사도 6 – 저니투헤븐

 

2016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생활성가 찬양사도(생활성가 음악인)를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본당과 여러 교회관련 단체에서 생활성가와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여섯 번째로 소개할 찬양사도는 화음이 아름다운 ‘저니투헤븐(Journey To Heaven)’입니다.

‘주님을 찬양하는 발걸음이 바로 천국으로 가는 여정’이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한 지 9년째. 그 사이 멤버 두 명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그들의 화음은 여전히 맑고 아름답다.

6월 26일 천안에 있는 성거산 성지에서 찬미봉사를 하는 저니투헤븐을 만났다. 저니투헤븐은
이유정(레지나, 38), 김윤정(발레리아, 33), 위영지(요안나, 31), 김다영(루치아, 27)으로 이뤄진 4인조 보컬 그룹이다. 보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악기를 덜어 내, 4명의 화음이 더욱 돋보인다.

처음부터 여성 4인조는 아니었다. 2008년 대전교구 천안서부지구 연합청년회에서 뜻이 맞는 이들이 모여 음악을 했을 때는 밴드였고, 남자 멤버도 있었다. 그러다 각자의 길로 흩어졌고, 이들 넷으로 다시 팀을 정비해 2011년 <PBC> 창작생활 성가제에 참여했다.

▲ 2014년에 발표한 저니투헤븐 1집 앨범 표지 (이미지 제공 = 이유정)
‘저니투헤븐’으로 선보인 뒤, 대전교구에서 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했고, 2014년에 정규 앨범도 냈다. 그러나 지금에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여성만으로 구성된 팀이 오래가기란 쉽지 않다. 회사생활과 결혼, 육아에, 아무리 좋아해도 찬양까지 하기는 버겁기 때문이다.

위영지 씨는 공연 때 남편이 젖먹이를 데리고 함께 와야 했다. 사회복지사인 김다영 씨도 주말에 공연 때문에 아기를 보지 못해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 언니들의 다독임과 일 년간 쉬라는 통 큰 결정이 여기까지 오게 했다.

“이렇게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이유정 씨가 곡을 만들어 오면 같이 불러 보고 맞춰 가면서 완성한다. 이렇게 하나둘 쌓인 곡을 모아 앨범을 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앨범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을 “돈 드는 단계는 다 쳐 내고” 스스로 했다. 광고음악을 했던 경력이 있는 이유정 씨의 역할이 컸다.

이 씨는 앨범이 나온 것이 행복하면서도 “초등학교 때 보여 주려고 쓴 일기”를 낸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만큼 생활성가 가수들이 앨범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는 “(교회에서) 성가 가수의 입지가 너무 작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찬양이 봉사일 수도 있지만, 신자들이 좀 더 풍요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문화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기고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여러 생활성가 가수가 지적했듯이 그 또한 교회의 체계적 지원도 강조했다.

“우리 엄마만 해도 그래요. ‘누가 너네를 불러 주니. 너네 봉사하는 거잖아’라고요.” 위영지 씨는 어머니의 의식도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생활성가 가수가 교회 행사에서 찬양을 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시스템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았다. 물론 보러 와 주니 고마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무대를 마련해 줬으니 오히려 고마워 하라는 반응을 보면 힘이 빠진다.

이 씨는 “평생 찬양을 할 거라면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의식을 바꾸기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천안 성거산 성지에서 찬미봉사를 하는 저니투헤븐 ⓒ배선영 기자

김다영 씨는 누가 새 음반을 냈고, 어떤 음악이 있는지 등 생활성가만을 아우르는 곳이 있으면 하고 바랐다. 생활성가를 자주 듣지만, 자신이 아는 가수만 검색해서 들을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 했다.

천안 터미널에서 성거산 성지로 들어가기 위해 이들의 차를 탔을 때, 차 안에는 성가가 흘러 나왔다. 4명이 다 가지 못할 때도 있지만, 성거산 성지에서 격주에 한 번 반주와 찬양 봉사를 한다. 지난해까지는 매주 했다.

이유정 씨는 “가수와 달리 성가를 부르는 찬양사도는 생활 안에 (신앙이) 녹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냥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노래를 살아야 한다.”

그는, 그래서 찬양사도는 행사에서 몇 곡 부르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피정하듯이, 음악에 하느님을 녹여내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올겨울에 천안과 부산, 서울에서 단독 공연을 할 예정이다. 캐럴로 디지털 싱글도 준비 중이다.

끝으로 이들에게 꿈을 물었다. 김다영 씨는 “끝까지 우리만 걸그룹으로 남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말을 듣자 이유정 씨가 지난해 대전 가톨릭신학교 축제에 초대됐을 때 테이블에 ‘걸그룹 저니투헤븐’이라고 쓰여 있던 일화를 꺼내 놨다. 언뜻 농담처럼 들리지만, 여자끼리 멤버교체 없이 그룹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위영지 씨도 늘 어려움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잘 이겨 냈듯이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멤버가 결혼과 육아의 과정에 있더라도 견뎌 내 끝까지 함께 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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