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위 김민수 신부, 아시아교회의 삼중대화 강조

한국 가톨릭 언론이 ‘아시아 복음화’에 기여하려면 언론 스스로 쇄신하고 교회도 언론에 재정적, 인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6월 25일 서울에서 가톨릭신문사와 중국 교회언론사 신더셔(信德社)가 함께 연 심포지엄에서 나온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의 의견이다. 그는 교회 언론 종사자들이 시대적 징표를 읽어내는 능력과 전문지식, 복음적 가치관에 따른 정체성을 갖기 위한 재교육과 함께, 외국인들의 한국 교회 이해와 교류를 위한 영자 신문 발행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신부는 ‘교회기관’이면서 ‘언론’인 교회언론은 선교, 교육, 교회 내외적 대화 채널의 기능을 수행하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사회의 다른 기구들의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대안매체 위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교회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본질적 요소인 비판 기능의 결핍에 있다면서, 교회언론이 비판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 대사회적 기능과 교회쇄신의 기회는 줄어들고 교회의 대변자 역할에만 머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한국 교회언론의 역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교회언론은 아시아의 종교와 문화의 복음화를 위해 다양한 문화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다음으로 한국 교회언론은 상처 입은 교회와 세계를 사랑의 문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 투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이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한 구체적 실천은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FABC)가 강조해 온 삼중 대화(가난한 이들, 다양한 문화, 타종교와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6월 25일 가톨릭신문사가 중국 교회 언론 신더셔(信德社)와 함께 '교회 언론매체를 통한 아시아 복음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강한 기자

종합토론 중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가톨릭프레스> 등 천주교 ‘대안매체’가 해야 할 역할과 함께, 이러한 대안매체들의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민수 신부는 교회언론이 아닌 일반매체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회언론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교회 안 새로운 대안매체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안매체들의 역할이 긍정적인가에 대해 김 신부는 사안마다 다르고, 대안매체들의 성격도 한 가지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교회언론이 다루고 싶은데도 다루지 못한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다뤄 준다는 면에서 (대안매체들이) 교회 내부의 가려운 것을 긁어주는 역할을 긍정적인 면에서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신부는 “조금 위험스러운 측면도 있다”면서, 대안매체의 주장이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날 수도 있고, 교회 장상들이 말하는 논조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것은 조금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논평자로 참여한 최홍운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교회언론이 기관지적 성격에만 머물고 언론 정체성에 소홀할 때, 제대로 전체 교회의 대변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교회 일부의 대변자 역할만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온전히 실현해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교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사회와 신자들에게 전달하는 유일하고 효율적인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전 국장은 “우리 사회에서 유언비어가 나오는 것은 소통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며 기존 교회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대안매체가 생기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교회언론은 (교회 내)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6월 25일 가톨릭신문사가 중국 교회 언론 신더셔(信德社)와 함께 '교회 언론매체를 통한 아시아 복음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강한 기자

이날 심포지엄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교회 언론매체를 통한 아시아 복음화 방안’을 주제로 열렸으며, 110여 명이 참석했다.

또 다른 발표자로 참여한 중국의 리롱핀 신부(신더셔 대표)는 중국 교회에서도 인터넷의 기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이 중국 교회 발전에도 큰 힘이 되는 조력자라며, “과거 중국 교회의 역사적 과정을 기록할 뿐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발전의 흐름에도 함께하고 있고 더 나아가 독자들로 하여금 교회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일깨워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 매체는 이미 과거에 사용되던 출판매체의 기능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정신을 장악하고 있다”며 “중국교회의 매체가 발전하려면 시대의 흐름에 뒤지지 말아야 하고 교회 미디어 매체들 간의 연합을 통해 상호격려, 상호학습하고 교회 내의 매체 종사자들이 힘을 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11월 29일 <가톨릭신문> 보도에 따르면, 1991년 4월 설립된 신더셔는 타블로이드판 주간신문인 <신더>(信德, Faith Weekly)를 약 4만 3000부 발행해 중국 전국의 본당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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