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밀양 행정대집행이 2년이 지났습니다.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을 끝까지 반대했던 마지막 남은 네 곳의 농성장에는 밀양 주민과 연대시민이 하얀 밤을 지새우며 정의롭지 못한 행정대집행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대상으로 수천 명의 경찰 병력과 한전 그리고 밀양 시청 직원들이 동원됐던 행정대집행은 여전히 끔찍한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 ⓒ장영식

밀양 주민들과 연대했던 이들은 그날의 상처를 똑바로 응시하고 기억하기 위해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오르내리던 길을 다시 걷습니다. 그 길은 밀양 어르신들이 10년을 겪어야 했던 고통과 희생의 길이면서도 그 고통을 망각하지 않고 넘어서는 치유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 ⓒ장영식

6월 11일, 행정대집행을 기억하는 행사는 국가폭력에 굴하지 않고 밀양의 진실과 정의를 위해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단결하고 연대할 것을 다짐하는 날입니다. 이 뜻깊은 기억과 치유의 길에 우리 함께 손잡고 걷기를 소망합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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