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관계 복원

▲ (사진 출처 = <바티칸 라디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카이로에 있는 알-아자르 사원의 셰이크 아흐메드 무함마드 알-타이브 대이맘을 바티칸에서 만나 지난 5년 간 냉각되었던 상호 관계를 복원했다.

교황청 공보실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약 30분에 걸친 이 만남은 “아주 우호적”이었으며 타이브 대이맘은 7명의 대표단과 함께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슬람은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는데 이집트의 대이맘이 수니파 전체의 수장이다. 두 사람은 교황 개인 도서실에서 만났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과 대이맘이 “가톨릭교회와 이슬람 간의 대화의 틀 속에서 이번에 새로 만난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하고, 두 사람은 주로 “두 위대한 종교의 신자들과 당국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 폭력과 테러를 반대하며, 중동의 긴장과 갈등 상황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보호하는 문제에 공동으로 헌신할 것을 토론”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이맘에게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 메달과 “찬미받으소서” 회칙을 한 권 선물했다.

한편 이번 만남에 대해 서방은 물론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여러 매체도 동시에 비중 있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긴 분석기사의 첫 머리에서, 두 사람이 서로 껴안고 볼에 키스한 것은 아주 상징성이 있었으며, 대이맘이 두 종파 간의 관계 복원을 위해 큰 발걸음을 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이 만남 자체가 메시지”라고 대이맘에게 말했다.

두 종파 간의 관계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2010년 성탄 전야에 이집트의 콥트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폭탄 공격으로 21명이 죽은 뒤 “종교적 소수파의 보호를 위해 그 지역의 정부들이 효과적인 대책을 택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또 다른 징표”라고 말했고, 이에 따라 두 종파 간의 관계가 냉각되었다.

당시 타이브 대이맘은 이 발언이 모욕적인 것으로 보았으며, 그의 밑에 있는 한 종교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바티칸 교황이 한 반복된 모욕 발언들과 이슬람인들이 중동에서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종교인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을 검토했다.”는 성명을 2011년 1월에 발표하고, “위원회는 알-아자르와 바티칸 간의 대화를 무기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이집트 정부는 교황청 주재 외교사절을 소환했다. 콥틱 그리스도인은 이집트 인구의 10퍼센트가 넘는다. 당시 이집트 정부는 “콥트파 문제는 이집트 내부 문제”라면서 “이집트는 어떠한 비이집트 세력이 어떤 구실로도 내부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타이브는 베네딕토 교황의 발언들이 중동에서 수많은 이슬람인이 죽임당하는 것은 못 본 체하면서, 이슬람을 명시적으로 폭력과 연관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나는 교황의 관점에 동의하지 못한다. 이라크에서 이슬람인들이 죽음당해야만 했을 때에 왜 그는 이슬람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베네딕토 교황의 발언들 이전에 알-아자르와 바티칸의 관계는 수백년래에 최상의 상태였다.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에 알-아자르 사원과 이 안에 있는 1000년 된 대학을 방문하기도 했다.

수니파는 이슬람의 85퍼센트를 차지하며, 알-아자르는 수니파 이슬람인들에게 이슬람 연구의 중심으로서, 이곳의 이슬람 학자들은 때때로 종교 포고령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근본주의 이슬람인들과 폭력은 비이슬람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카이로 대학에서 연설하는 것을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타이브 대이맘의 고문인 마흐무드 아자브는 <CNS>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에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에 알-아자르 측에 접촉해 왔다고 밝혔다. “아주 멋졌다. 새 교황이 서명한 편지를 받았다.” “교황 성하는 ‘나는 우리 두 종교에 속한 이들 사이에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에 아주 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콥트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공격은 모르시의 이슬람형제단이 집권했던 시기에 아주 많았으나 그가 2013년에 실각한 뒤로 점차 줄어들었다. 그를 실각시키는 데에는 현재의 이집트 지도자와 현재의 콥트파 “교황” 타와드로스 2세, 그리고 타이브 대이맘이 공동으로 협력했다.

기사 원문 :
http://en.radiovaticana.va/news/2016/05/23/pope_francis_receives_grand_imam_of_al-azhar_in_audience/123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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