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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경제’, 한국에서 가능할까국회 일치포럼, 성심당 등 EoC 소개

국회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이 공유의 경제(EoC, Economy of Communion)를 소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5월 20일 국회에서 ‘EoC, 모두를 위한 새로운 경제모델’을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는 경제학자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이탈리아 룸사 대학)가 참석해 발표했다.

EoC는 포콜라레 운동 창설자 키아라 루빅(1920-2008)이 제안한 기업 경영 방식으로, 경제 전반에 인간다움, 나눔, 친교 같은 요소를 들여오려는 관점이다. 키아라 루빅은 1991년 브라질 상파울루를 방문하며 극심한 빈부격차를 체험한 뒤 EoC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한국 포콜라레 운동에서 EoC를 ‘공유의 경제’, ‘공유경제’로 번역하기도 했지만, 똑같이 우리말 ‘공유경제’로 번역된 sharing economy와 EoC는 다른 개념이다. 이날 강연회에서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공동대표 김성곤 의원은 EoC의 한국어 표현으로 ‘모두를 위한 경제’가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브루니 교수는 키아라 루빅의 요청으로 1998년부터 EoC 연구자로 활동했다. 전세계에서 EoC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기업은 2014년 통계로 810여 개다. 브루니 교수는 필리핀의 카바얀 은행, 이탈리아의 소액 대출 은행인 MECC, 사회적 협동조합 그룹인 타사노를 EoC 기업의 예로 들었다. 문병기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EoC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체의 수는 13개뿐이고 개념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 5월 20일 국회에서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가 'EoC, 모두를 위한 새로운 경제모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이날 강연회에서는 한국의 대표적 EoC 기업으로 대전에 있는 빵집 성심당이 소개됐다. 성심당 김미진 이사는 성심당에서는 EoC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7가지 색으로 분류한 ‘무지개 프로젝트’를 회사 지침으로 삼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올바른 경제 활동’을 상징하는 빨강색에는 81개 시설에 빵 나눔, 회사와 직원 개인 차원의 기부, 봉사 활동, 투명한 회계 관리와 납세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와 EoC’를 주제로 발표한 문병기 방송통신대 교수는 “EoC는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나눔과 무상성, 그리고 상호성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교수는 “인간이 서로 만나고 교감하는 삶이 시장경제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가와 노동자, 경영자와 중간관리자, 생산자와 소비자, 경제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및 일반 시민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참여하게 하고, 또 다 함께 이상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EoC라고 덧붙였다.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는 유엔 세계행복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자료를 보면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58위였는데 GDP는 13위”라며 “소득이 반드시 행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타깝게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적 소득만이 아닌 다른 많은 요소가 작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기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브루니 교수는 “키아라 루빅이 EoC를 처음 시작하던 때 기업가들을 불러 모으고 부탁했다”며 “기업가에게 새로운 사명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가 바뀌지 않으면 사회는 바뀌지 않고 자본주의는 더 피폐하게 된다는 것이 키아라 루빅의 생각이었다.

   
▲ 5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와 김미진 성심당 이사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브루니 교수에 따르면 도박 사업이 너무 번창해 특히 가난한 이들의 도박 문제가 심각했던 이탈리아에서 EoC에 참여하는 많은 기업과 시민이 도박 기계를 없애는 주점에 상을 주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는 텔레비전 도박 광고 금지로 이어졌다며 성공적 활동 사례로 소개했다. 또 EoC의 활동으로는 빈곤층 지원, 문화 사업, 새로운 기업들을 위한 보호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브루니 교수는 “오늘날 기업에게 요구되는 것은 ‘파이’를 만들면서 동시에 나눠주기도 잘 하는 것”이라며 “생산하고 나서 다음에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동시에 나눠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시민이며 소비자인 우리도 소비활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더 넓힐 수 있고, 나쁜 기업의 제품은 사지 않고 불매운동을 하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루니 교수는 “투표를 하듯 우리가 어떤 상품을 사느냐는 그 기업에 대한 윤리적 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해 발표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도 참석해 발표를 들었다.

행사를 주관한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은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일치를 위한 정치운동 국제 네트워크에 속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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