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주교 <평화신문> 기고 주목

유경촌 보좌주교(서울대교구)가 교회 언론이 교회 내부를 향해 ‘건설적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주교는 5월 15일자 <평화신문>에 실린 창간 28주년 특별기고문에서 “(교회) 공동체의 성숙과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 기능은 포기할 수 없는 교회 언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유 주교는 2014년 10월부터 주교회의 매스컴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 천주교 교구가 직접 운영하는 언론 매체로는 주간지 <가톨릭신문>, <평화신문>과 <평화방송>이 있으나 교구에서 소속 사제를 경영진과 편집주간 등으로 파견하고 있어서 편집권이 온전히 독립되어 있지 못하고, "언론"이라기 보다는 "기관지"로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다.

이러한 제약을 벗어나 교구나 수도회가 운영하지 않는 가톨릭계 독립 매체로는 근래 평신도 중심으로 생겨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가톨릭프레스> 가 있다.

유 주교는 기고문에서 일반 사회의 매스컴(대중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고 상충하는 의견들을 조정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처럼, 교회 매스컴도 교회 공동체의 성장과 영적 성숙을 위해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경촌 주교. 2015년 9월 15일 가톨릭에코포럼에서 발제하던 모습. ⓒ정현진 기자
그는 “교회 매스컴이 독립적인 단체가 아니고 대개는 교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욱 철저한 자기 성찰과 자기 비판이 필요하다”며 “잘못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예의를 지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공동체는 그러한 지적을 넓은 마음으로 넉넉하게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교회 공동체는 경직될 것이고, 교회 매스컴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 주교는 교회의 영적 양식을 어떻게 현대인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교회 매스컴 종사자뿐 아니라 신자 모두의 몫이라며, 신자들에게는 교회 언론을 후원하고 관심을 나눌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좋은 말씀이지만 ‘어떻게’가 중요”

교회가 내는 주간 신문에서 일하는 한 기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유 주교의 기고문이 “좋은 말씀이며 언젠가 이뤄지고 일반화되어야 할 이야기”라며 고마워했다. 그러나 그는 비판 기능을 갖춘 교회 매스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방안이 유 주교의 글에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에도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없지 않았지만, 우리 교회 구조는 (그 말에 대한) 공명, 메아리가 생기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교회 언론 독자인 김영일 씨는 유경촌 주교의 의견에 공감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씨는 부산지역 평신도 단체 ‘천주교 사회교리 실천 네트워크’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교회가 운영하는 언론 매체들에 교회 내부 소식은 많이 실리지만, 사회교리를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비판하는 기능이 약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교회 언론이 “쇄신해야 할 교회 안 문제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지 않다”며, 그래서 교회가 직접 운영하지 않는 다른 매체들이 더 활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변에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