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인조신(人造神)

-박춘식


신(神)은 죽었다 - 유럽의 그 철학자 마을 공동묘지서 - 돌고 돌아 신의 무덤을 찾았다  - 묘 위에 낮잠 즐기는 신을 만나 - 큰절 올린다 - 어디서 왔는고 - COREA에서 왔습니다 - 어인 일인고 - COREA에 오셔서 뒤죽박죽 나라를 잡아 주시기 앙청합니다 - 커허, 거기도 인조신(人造神)이 날뛰는 곳이라 갈 맘 없느니 - 기다리겠습니다 - 소용없는 일, 수평(水平)을 모르는 인조신들을 어쩔꼬 -

 

불새는 오지 않고 박쥐들만 파닥거린다

기다리는 신(神)은 오시지 않는데

오순절 바람 대신 매스꺼운 먼지만 몰려온다

갈망하는 신(神)은 오시지 않는데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5월 16일 월요일)


우리가 사는 세상이, 권력과 금력이 사람을 동물처럼 여기고, 모든 사람에게 바코드를 붙여 돈으로만 보는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청소해 주시면 좋으련만, 하느님은 그냥 보고만 계십니다. 교회도 멀리서 보고만 있습니다. 성령님께서 울화가 치밀어 프란치스코 교종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래도 주교들은 수직 자세로 사람들이 자기에게 고개 숙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놀랍게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큰절을 드린 주교를 보았습니다. 그 주교를 만나면 깊은 존경으로 큰절을 드리고 싶습니다. 높은 자리가 낮게 절을 하면 존경을 받지만, 높은 자리가 절 받기를 원하면 모든 사람이 외면합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 철칙입니다. 한반도에 높은 자리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낮은 자세로 절 하는 높은 사람은 돋보기를 들고도 찾기 힘듭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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