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공동체 등 주최

조성만 열사 28주기 추모미사가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헌됐다.

미사는 1980, 90년대 가톨릭청년운동을 했던 이들의 단체인 가톨릭평화공동체와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전국가톨릭대학생 동우회, 서울대 민주동문회가 공동 주최했다

비온 뒤 쌀쌀한 날씨인데도 80여 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김포 하성 본당 신자 박주원 학생(다니엘, 18)은 조성만 열사처럼 부모님을 따라 5년째 추모미사에 오고 있다. 그는 세월호참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을 이야기하며, “매년 올 때마다 (사회가) 바뀌는 것이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명동 성당 신자인 유희석 씨(니콜라오, 39)는 “젊은이가 몸 바친 흔적을 지켜가는 것”이 의미 있다며 거리 미사가 신앙적 양심과 사회적 양심이 소통되는 매개라고 말했다.

조성만은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 교육관 옥상에서 ‘조국 통일, 양심수 석방,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외치며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나이 스물넷이었다. 서울대 화학과 학생이던 조성만은 명동성당청년회 가톨릭민속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 10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조성만 열사 28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미사는 의정부교구 상지종 신부가 집전했다.

조성만 열사 추모미사는 가톨릭평화공동체의 끈끈한 의지로 28년째 이어지고 있다. 공동체는 과거 애국크리스챤청년연합, 가톨릭민주청년공동체, 명동성당청년단체연합회, 전국가톨릭대학생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2013년에 결성됐으며, 2008년 조성만 열사 20주기에 결성된 ‘성만사랑’의 활동을 이어 조성만 열사 추모사업과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사업을 하고 있다.

15일에는 그가 묻혀 있는 광주 망월동 묘역을 순례한다.

한편,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천정연)은 1999년부터 조성만을 포함해 19명의 천주교 열사 합동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녹슬은 해방구"의 작가 권운상과 김태훈, 박승희, 이재호 등 학생운동가가 있고, 2000년대에 죽은 이로는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으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서 로베르토 신부, 장애인활동가 최옥란, 노동운동가 최종만, 교사 출신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초대 의장을 지낸 권종대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열사'는 대의를 위해 일하던 중 타의, 자의에 의해 죽은 이들을 말하지만, 천정연의 열사 합동추모미사에는 이와 달리 자연사했으나 공적이 큰 이들도 포함돼 있다.

올해 합동추모미사는 19일 저녁 서울 정동에 있는 작은형제회 한국관구 수도원 성당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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