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예정 지역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은 2015년부터 수중취배수구조물 축조공사가 시작되었다. ⓒ장영식

지금 현재 세계에서 한 지역에 6기 이상의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곳은 총 10곳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고리와 월성, 영광과 울진이 포함됩니다. 그 중에서 고리는 설비 용량으로 세계 1위의 핵발전 단지입니다. 곧 완공 예정인 신고리핵발전소 4호기와 함께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가 건설된다면 고리 지역은 압도적인 세계 1위의 핵발전 단지가 될 것입니다.

▲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예정 지역인 신리 마을의 모습. ⓒ장영식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가 건설될 지역은 부산과 울산, 경남 등 500만 이상의 인구가 밀집된 지역입니다. 오는 5월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건설 승인을 받은 뒤 신고리 5호기는 2021년 3월, 6호기는 2022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원자로들은 신고리핵발전소 3, 4호기와 같은 초대형입니다.

▲ 설계 수명 60년의 초대형 핵발전소인 신고리핵발전소 3, 4호기의 모습. ⓒ장영식

울산 시민 약 70퍼센트는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에 반대하고 있습니다(http://nonukesnews.kr/700). 20대 총선에 당선된 김영춘 당선자를 비롯한 부산 지역의 야당 당선자들과 울산 지역의 윤종오, 김종훈 당선자도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김영춘 위원장)은 5월 2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당장 중단하고 관련 전문가와 시민사회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미 폐로가 결정된 고리 1호기 발전용량의 몇 배에 이르는 신고리 3, 4호기에 이어 5, 6호기까지 들어서면, 고리 지역은 전 세계 최대 핵발전 밀집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세계 최대 핵발전 밀집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대위기를 초래할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 핵발전소는 수많은 사람의 눈물과 한의 결정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영식

▲ 그림과 같이 지금 전기는 남아돌고 있다. (자료 제공 = 장영식)
이미 우리나라는 전력수요의 가파른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른바 ‘불의 고리’라는 활성단층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형 지진이 빈발하면서 한국의 핵발전소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고리핵발전소는 이미 밀양과 청도의 초고압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저항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전력부족 사태’는 고사하고, 지금 전기는 남아돌고 있습니다.

500만 지역 주민의 안전과 인류의 재앙이며 미래 세대에게 씻을 수 없는 불행한 유산이 될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의 건설 계획은 백지화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오는 5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원자력안전위의 건설 승인안 역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를 중단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 글은 5월 9일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개최할 부.울.경 지역 탈핵 시민단체들이 발표할 신고리 5, 6호기 건설 허가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문을 참조하였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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