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환경교리학교, 박요환 신부 강연

환경문제를 위해 국가 그리고 지역과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력한 규제가 가능한 국제 조직이 필요하며, 개인은 지자체와 정부의 압력을 가해 환경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6월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공부하는 환경교리학교가 열리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사목국 환경사목부는 신자와 수도자를 대상으 로 “찬미받으소서”를 7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다루는 강연을 마련했다.

5월 2일에는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 박요환 신부가 “찬미받으소서” 제5장 접근법과 행동 방식에 대해 강의했다.

“지역의 개인과 단체의 차원에서는 더 큰 책임감, 더 강한 공동체 의식, 특별한 보호능력, 더 많은 창의력, 자기 땅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때로는 부패로 법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정치적 결정에는 국민의 압력이 필요하다.”(179항)

박 신부는 시민이 정부와 지자체에 압력을 가해 정치권력을 통제하지 않으면 환경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교황의 말에 “구의원, 시의원을 왜 뽑는지 질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선거로 뽑힌 이들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인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민들이) 지역의 행정을 알 때,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지역 행정에 관심을 두길 당부했다.

▲ 2015년 9월 9일 인천 녹지축에 도로계획을 철회하라며 종교인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배선영 기자

부천 심곡 본당의 강영복 씨(55, 안토니오)는 “(환경문제에 관해) 사람들과 연대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라고 환경교리학교에 참여한 목적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러나 강 씨는 “현대사회에서 바쁘게 사는 이웃과 연대할 방법이 없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고, 세금을 내고 있으니 정부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그래도 열성적으로 연대성을 발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관해서도 나라 간의 빈부차이가 걸림돌이다. 교황은 “오염 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고도로 산업화된 나라에 비해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하며, “환경 보호를 구실삼아 또 다른 불공평이 자행되는 것”(170항)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자연은 온 인류의 책임이다. 박 신부는 “찬미받으소서”가 나온 배경에 더는 국가의 통제가 아닌 다국적기업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과 소비문화의 팽배로 돈이 우상이 된 현실, 낙수효과 이론의 허황함 등을 강조한 교황의 경제관과 세계관이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문제는 이런 정치, 사회, 경제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그래서 교황은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소비문화를 극복할 것을 촉구한다.

교황은 초국가적 성격을 지닌 경제와 금융이 정치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어 각 나라 정부의 합의로 제재의 권한을 지닌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구성된 국제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175항) 박 신부는 각 나라가 더는 유엔을 따르지 않는다며 새로운 국제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여러 협약과 의정서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려 했었다. 교황은 모든 개별 사업이나 계획에서 환경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고, 온실가스 배출 제한을 목표로 마련한 1992년 리우데자이네이루에서 열린 ‘지구 환경 정상 회담’을 중요한 회담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교황은 이 회담이 감시, 정기 검사, 위반 행위 제재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못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이외에도 바젤협약, 교토의정서 등 국제사회가 환경문제에 대응한 협약들을 설명하며, 그러나 교황이 지적했듯이 “강대국과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킨 나라가 노력하지 않으며,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비판했다.

박 신부는 파리기후협약 또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까지 제한하기로 했지만, 결정적으로 비용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파리기후협약은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된 뒤인 지난해 12월에 타결됐다.

▲ 2일 인천교구 노동자 센터에서 "찬미받으소서"의 실천적 이해를 주제로 환경교리학교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인천교구 환경교리학교는 매주 월요일 저녁 인천교구 노동자 센터에서 열리며, 5월 9일에는 예수 수도회 이애령 수녀가 “찬미받으소서”의 생태영성적 이해를 주제로 강의한다. 5월 16일에는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윤석 신부가 인권적 관점에서 다루며, 5월 23일에는 수료식과 종강미사가 있다. 환경교리학교는 올해로 4기를 맞이했으며, 201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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