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가 찬양사도 4 - 해금 연주자 정겨운 카타리나

2016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생활성가 찬양사도(생활성가 음악인)를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본당과 여러 교회관련 단체에서 생활성가와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네 번째로 소개할 찬양사도는 해금을 연주하는 ‘정겨운 카타리나’입니다.

“연주하기 전에 기도를 엄청 많이 해요. 해금은 까다로운 악기예요. 주변 환경에 따라, 소리를 내기 전까지 어떤 음이 나올지 몰라요. 그래서 틀리지 않게 해 달라는 건 무리한 기도이고, 듣는 사람들이 좋아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해금은 명주실을 꽈서 만든 줄과 줄 사이에 활을 끼워 소리를 낸다. 조명을 받거나 습도에 따라 줄이 미세하게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정겨운 씨는 살짝만 긴장하면 음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연주하기 전에 늘 긴장한다. “소리를 들으면서 맞춰 낸다.”

사람들은 해금을 잘 모르고, 아쟁과 헷갈려도 한다. 겨운 씨는 왜 우리나라 사람이 국악을 이다지도 모르는지 속상하다. 자신조차도 듣는 이들이 지루해 할 것이라는 생각에 위축될 때도 있다. 그래서 해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연주자가 되려고 한다.

▲ 4월 28일 발매되는 정겨운 씨의 두 번째 앨범.(사진 제공 = 정겨운)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부산시립 국악관현악단을 나온 것도 자신의 색이 담긴 음악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다. 2014년 그는 생활성가로 구성된 첫 앨범을 냈다.

해금으로 듣는 성가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담은 소리에 집중해 들을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겨운 씨는 생활성가를 공연할 때 관객과 소통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했다.

“연주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관객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있는데, 듣는 사람들이 신자일 때는 좋은 기운이 더 다가와요. 음악을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세요.”

교회에서 겨운 씨의 해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때는 주로 사순시기, 서품, 성모의 밤, 사제의 첫 미사 집전 등이다. 지난 4월 16일 인천교구 세월호참사 2년 미사에서도 정겨운 씨는 ‘홀로아리랑’을 연주했다. 해금하면 주로 슬픔, 애환, 한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해금은 한도 있지만 흥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금은 애초에 소리를 정확하게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음을 흔들면서 내는 악기다. 음역대가 넓고 음정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어 다양한 곡에 어울린다.

워낙 구슬픈 이미지로 굳어져 공연 기획자나 공연을 부탁하는 쪽에서도 슬픈 곡들을 주로 주문한다. 겨운 씨는 앞으로 흥이 있는 곡들을 많이 개발하고 선보이고 싶다.

4월 28일 그의 두 번째 앨범이 나온다. ‘섬집아기’,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등 친숙한 곡들을 리메이크했다. 해금으로 사람들과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는 해금으로 조금씩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언젠가 성탄절에도 해금 연주를 들을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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