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교구 화합과 소통 기대

천주교 마산교구의 새 교구장에 배기현 신부(콘스탄틴, 63)가 임명됐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배 신부를 마산교구장으로 임명했다고 4월 19일 한국 시각 오후 7시(로마 시각 정오) 발표했다. 배기현 주교는 1985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2015년 1월부터 지금까지 마산교구 총대리와 사무처장을 겸임해 왔다.

▲ 2015년 4월 배기현 신부가 광주에서 열린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신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강한 기자
배기현 주교는 1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통화에서, 자신은 신부로서도 부족한 사람이라며 여러 번 주교직을 사양했지만 교황의 임명을 받았으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 신자들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했다”면서, 하느님 말씀에 순명하고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산교구의 신자들은 새 교구장 임명 소식을 반가워하고 교구 발전을 기대했다.

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안상덕 회장은 전임 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사임 청원을 한 뒤 신자들이 간절히 새 주교 임명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교구가 일치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새 주교님께서 이끌어 주시면 평신도들은 적극 순명해 동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그는 “올해 마산교구 설정 50주년 희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전 신자가 추진하고 있는 새 교구청 건립도 잘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산교구 가톨릭여성협의회 이갑순 회장은 여성협의회 담당 사제였던 배기현 주교와 1년 4개월을 함께 봉사했다. 이갑순 회장은 배 주교가 낮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교구를 힘 있게 이끌어 갈 사람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회장은 새 교구장이 신자들의 생활과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교회쇄신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철 삶예술연구소 대표도 교구 사정에 능통한 총대리 신부가 교구장으로 임명된 것은 잘된 일이라며 반겼다. 김 대표는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마산교구 주보에 배 주교가 총대리로서 꾸준히 쓴 글들을 읽었다면서, 그 글을 볼 때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소탈하고 격의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유철 대표는 배 주교가 교구청 이전 등 마산교구 설정 50주년 사업을 잘 이끌고, 50주년을 맞아 초대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의 영성을 재조명하는 데 나서 주길 기대했다. 이어 2015년 말 논란이 됐던 웅천왜성과 세스페데스 신부 기념 문제와 관련해 교구의 대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이 문제에 비판적인 신자들과 더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산교구는 한국 천주교 교구 가운데 신자 비율이 가장 낮다며, “마산교구가 지역에 어떤 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성찰하고, 신자가 아닌 일반 지역민에게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배기현 주교는 195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5년 사제품을 받은 뒤 마산교구 남해 본당 주임신부를 거쳐 유학길에 올랐다. 배 주교는 1989-94년에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1994-96년 독일 뮌헨 대학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뒤 1996-98년 부산가톨릭대 교수로 일했으며, 1998-2001년 미국 덴버, 2008-2014년 로스엔젤레스에서 한인 교포사목을 맡았다. 2015년 1월부터는 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으로 일해 왔다.

제4대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프란치스코 하비에르, 70)는 2002년부터 13년간 마산교구장직을 맡아 왔으며,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청에 사임 청원을 했다.

마산교구는 1966년 부산교구에서 분리 설립됐으며, 경남 거제, 사천, 진주, 창원시와 김해, 밀양시 일부, 거창, 고성, 남해, 산청, 의령, 창녕, 하동, 함안, 함양, 합천군 지역을 관할한다. 2015년 12월말 현재 본당 73개, 공소 52개, 사제 162명이며, 신자 수는 약 17만 5000명, 지역 인구 중 신자 비율은 6.8퍼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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