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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와 교회에 바란다투표, 누구에게 왜 - 3

기획 ‘투표, 누구에게 왜’ 순서

1. <지금여기> 필자들이 지지하는 정당은?
2. 천주교 전문가들이 보는 총선과 정치 좌담회 1
3. 천주교 전문가들이 보는 총선과 정치 좌담회 2
4. 여러분의 선택을 도울 꿀팁

4.13총선을 앞두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연 천주교 전문가 좌담회의 후반부에서는 총선 결과 예상, 가톨릭 신자 의원 평가, 신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후보 선택 기준과 함께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를 토론했다.

우선 참가자 다수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하며 총선 뒤 우리 사회에 계속될 ‘보수화’ 바람을 걱정했다.


권오광 :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예견되는 것은, 우선 유권자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적 특성대로 영남에서는 새누리당이 득세하고, 호남 의석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나눠 가지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수도권이다.

박동호 : 총선 결과 예상은 하지 않지만 선거 결과의 영향은 생각한다. 저는 이번 총선이 ‘기로’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정부와 파편화된 개인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전환점을 맞아서 시민사회가 새로운 힘을 얻고 다시 뛸 수 있는 계기가 될까? 후자가 되기를 강하게 희망한다.

이정희 : 어떤 위기가 있으면 저력을 발휘하는 게 시민사회의 저력이라고 믿고 희망을 갖지만, 이번 총선에서 그것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지금 의석 수를 셈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겠지만, 예측하고 여론조사하는 분들 대부분은 집권여당이 과반수 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 어떤 분은 160석까지 내다본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보수화의 길이다. 우리 사회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 계속 보수화되고 있고, 그것이 세계경제 질서와 맞물려 가면서 공고해지고 있다.

박동호 : 보수가 지키려는 가치가 있다. 그런데 그 가치가 윤리적이지 않은 가치들일 수 있다. 예컨대 어떤 불법을 쓰든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든지, 그래서 인간의 존엄함이나 인권을 하찮게 여기고 성공만 하면 발전이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회교리는 이념, 경제적 이윤, 권력의 욕망으로 폐쇄적 지배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준엄하게 말한다. 정말 위험한 것은 그런 변형된 보수다.

박은미 : 보수화로 가장 피해 입을 세대는 젊은 세대일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들이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열정페이, 갑질, 이런 말이다. 청년들이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들에게 어떤 미래상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면에서도 우리가 어떤 입장에서 투표하고, 교회 내에서 어떻게 사회교리를 지켜 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권오광 :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 들며 보수화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 안에도 그런 보수적 평신도 집단이 나타나 사제들을 구별하고 매도하는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이 나이 드는 과정을 성찰하고, (노인들이) 개인의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사회교리를 통해 변화시키는 것도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이다. 그들이 사회교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상에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박은미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 여성소위 총무(왼쪽)와 박동호 신부 ⓒ강한 기자

가톨릭 신자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좋은 관점을 갖고 있더라도 국회 제도와 정당체계 안에서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희 교수는 신자 정치인이 사회교리를 더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은미 총무는 신앙과 일치해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는 정치인을 교회가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호 : 평신도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복음적 가치를 실현하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불어넣어야 하는데 우리 교회는 그런 게 모자랐고 ‘정교분리’라는 왜곡된 것을 가지고 정치와 종교를 나눴다. 정치도 평신도의 전문적 분야다.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이 80명 가까우면 높은 비율이다. 그들이 좋은 역량으로 복음적 가치를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복음적 가치가 단지 성당을 다니라는 것은 아니다.

이정희 : (신자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의지는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현실을 뛰어넘을 만큼 강한 힘을 갖지 못해 안타깝다. 천주교 신자 의원 80명이 조금씩 더 분발하면 국회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훌륭하고 좋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국회 제도와 정당체계 안에서 자기 생각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데, (제도와 현실의 벽은) 핑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 개원하면 대개 추기경님이 미사 집전하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는 정도인데, 이분들에게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사회교리 교육을 하면 어떻겠나.

박은미 : 의원이 지역구에 예산을 끌어 온 것이 의정활동을 잘했다고 평가 받는 상황 아닌가. 우리가 어떤 의원은 가톨릭 신자인데 의정활동을 못한다고 비난하기보다 잘하는 분이 혹시 있다면 더 잘 알리고, 그래서 그 사람이 의정활동을 더 잘하고 사회교리를 구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활동을 많이 하면 좋겠다.

   
▲ 2015년 8월 23일 염수정 추기경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순교자 124위 시복 1주년 기념 바닥돌' 앞에서 축복식에 참석한 가톨릭 신자 정치인 등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강한 기자

권오광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교회가 신자들을 향해 발표한 담화문과 지침이 너무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담화문과 지침도 본당에서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오광 : 20대 국회의원선거에 즈음한 담화문을 주교회의가 발표했는데, 어떤 신자가 보고 너무나 당연하고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며 왜 이렇게 일반적 기준으로 담화문을 발표하냐는 이야기를 했다. 왜 이렇게 매우 원론적인 기준 밖에 제시할 수 없을까. 인천교구 정평위의 총선 지침도 당위적인 내용이다.

박동호 : 후보자를 선택할 때 다시 출마하는 사람은 그가 국회에서 어떤 입법 발의를 했는가, 그 내용이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거나 고려한 것인가 살펴보는 것이 객관적 기준이 될 것 같다. 정치 신인은 경력 중 그가 사회적 약자를 염두에 두고 활동한 이력이 있는지, 명분뿐 아니라 실천적으로 몸으로 움직인 적이 있는가 볼 수 있다. 그 기준이 우리 가톨릭의 현실에서 마지노선이다.

이정희 : 총선까지 약 열흘밖에 안 남았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약집이라도 보고, 시민단체가 내놓은 각 후보 평가가 있으면 봐야 한다. 이제 정치, 선거 참여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후보들이 과연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와 실천력 갖고 있는가 적극적으로 봐야 한다.
또 그들이 20대 국회에서 뭔가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인가 보면 좋겠다. 정당체제에 매몰될 것인가, 아니면 자기 기득권을 버리면서까지도 미래에 다양한 이해가 국회에서 대변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정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인가. 자기를 희생하더라도 정치사회를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을 뽑으면 좋겠다.

박은미 : 저는 개인적으로 뉴타운, 경전철 같은 개발 공약을 내건 분들을 안 찍는다. 그것은 현혹하는 공약인 게 거의 분명하다. 어떤 공약을 내는 후보는 뽑지 않겠다고 각자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주교회의 정평위 담화문 이야기가 나왔는데, 본당에서 선거 앞두고 신부님들이 이 담화문을 읽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읽어 주더라도 아무 코멘트 없이 읽고 끝난다. 이것을 사회교리에 입각해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본당 신부님이 잘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동호 : 우리가 ‘정치’를 말하는 순간 그것이 5초만에 ‘이념’으로, 다시 5초만에 ‘대립’으로 바뀔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당 안에서 정치의 정 자도 못 꺼내게 하는 일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권오광 : 올해가 교회가 지내는 자비의 특별 희년인데 그것에 걸맞게 얼마나 주교회의나 교구에서 실천적 모습을 보였나 하는 ‘신뢰’의 문제와 많이 연결된다고 본다.

   
▲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왼쪽)와 정치학자 이정희 교수 ⓒ강한 기자

좌담 참가자들은 20대 국회는 법을 만들고,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더 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과 함께 선거 뒤에도 시민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동호 : 20대 국회가 행정부, 사법부를 견제하며 균형을 갖추는 입법부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국회 입법의 기준은 사회 구성원 중 가장 약한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사고를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는데, 그것은 행정부가 서비스 형태로 보완할 수 있다.

박은미 : 신부님 바람을 충족하려면 지금 같은 정치구도에서 탈피해서 범야권이 더 많이 등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심각하게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는 게 아동학대 문제인데, 저는 학대가 우연히 생기는 게 아니라 힘에 대한 맹신에서 온다고 본다. 이건 우리 정치권의 정치행태에서 계속 하부로 내려가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 개개인을 비난하고 말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이런 범죄는 영원히 근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사람들을 국회에 등원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월호 사건 2주년이 다가오고, 강정마을, 밀양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생기고 있다. 당선자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 주기를 바란다.

이정희 : 국회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입법이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 체제이면서도, 행정부와 대통령의 우위가 오랫동안 계속되었기 때문에, 의회는 행정부의 시녀, 거수기로 불려 왔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해서 헌법정신에 걸맞은 삼권분립을 구현하면 좋겠다.
또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특권 등을 완전히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 국회의원 봉급을 국민 평균 월급의 2배 이상을 못 넘게 한다거나 특권을 완전히 내려놓는 모습이 필요하다. 다음은 도덕성의 회복이다. 우리의 지도자가 청렴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은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고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난다고 우리의 책임이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견제가 시민사회로부터 있어야 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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