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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주민자치를 실현하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 당일, 투표소가 바뀌는 혼란 속에 주민들이 직접 바뀐 투표소를 안내하고 있다. ⓒ장영식

3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기장 군민은 기장 군민의 손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꽃인 주민자치의 역사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기장군은 주민투표를 앞두고 공무원들을 동원해서 주민투표를 알리는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또한 16곳의 주민투표소 공고를 알리는 홍보물이 기장 전역에 부착되었음에도 주민투표소로 대여되었던 곳의 대부분이 투표를 앞두고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투표 당일 주민들은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서 되돌아가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투표소 설치가 끝난 뒤에도 행정대집행 공문을 보내 투표소를 철거하겠다고 협박하였으며, 투표 당일 부산시 공무원들과 부산시상수도본부 직원들이 동원된 투표 방해 공작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러한 험난한 상황 속에서도 주민투표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눈물겨운 수고와 헌신으로 실시됐다.

   
▲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를 위해 불편한 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영식

주민투표는 전체 유권자 5만 9931명 중 1만 601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중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한 주민은 1만 4308명으로 89.3퍼센트라는 압도적 표심을 드러냈다. 공급을 찬성한 주민은 1636명으로 10.2퍼센트였다. 기장 주민투표의 총 투표율은 온갖 방해에도 26.7퍼센트로 나타났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수차례에 걸쳐 “주민 동의 없는 해수담수 공급은 없다”고 밝혀 왔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2016년 시무식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또 아무리 논리적인 타당성을 가진 사업이라도 시민의 동의 없이 추진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요 근래 걱정이 큰 기장 해수담수 공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 근거로써 시민들의 정서를 이기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얼마가 걸리든 합의를 이뤄 나가는 ‘인내의 시간’을 감내할 것이고, 이 시간을 시민과의 ‘제로섬 게임’이라는 생각도 버릴 것입니다.”라고 밝혔었다.

   
▲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는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됐다. ⓒ장영식

그동안 부산시의 뜨거운 감자였던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는 끝났다. 부산시는 주민투표가 전체 유권자의 1/3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기에 주민투표법에 의해 개표가 부당하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법적 효력을 다툴 생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를 주민투표법에 의한 법적 효력을 다툴 생각이라면 부산시에서 주민투표를 주관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을 압도적 반대 의사로 표현한 기장 군민의 여론과 의지가 중요할 뿐이다. 따라서 부산시는 기장 군민의 압도적 반대 여론을 왜곡됨 없이 올곧게 수렴하여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 결과 총 26.7퍼센트의 투표율에 89.3퍼센트가 반대했다. ⓒ장영식

   
▲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 개표를 지켜보던 기장 어머니들은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주민투표를 축제의 마당으로 승화시켰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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