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공지

천주교 인천교구가 노숙인을 위한 무료식당 ‘민들레 국수집’이 교구 소속의 시설이 아니라고 신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은 지난 3월 13일자 주보에 ‘민들레 국수집에 대한 인천교구의 입장’이라는 글을 실었다.

이에 따르면 이미 2014년에 민들레 국수집에 대한 교구 사회복지 인준을 철회했고, 이를 교구 사제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인천교구는 “아직 많은 후원자가 민들레 국수집이 인천교구 소속의 시설이라고 생각하며, 교구 신자들과 시민단체들이 민들레 국수집의 재정적, 관리적 운영체계가 철저히 투명해야 한다는 것을 교구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시 공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민들레국수집 대표 서영남 씨 ⓒ김용길

민들레 국수집은 서영남 씨(베드로)가 2003년부터 시작해 13년째 운영 중이며 매주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연다. 매일 400-500여 명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한다. ‘KBS 인간극장’에 소개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금은 민들레꿈 공부방, 민들레꿈 어린이밥집, 민들레책들레 어린이도서관, 노숙인 시설인 민들레 희망센터, 민들레 진료소, 민들레 가게 등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2014년에는 필리핀에도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인천교구는 2014년 교구의 인준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후원금 사용 내역과 영수증 처리, 금전출납부에 대해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민들레 국수집은 이런 논란 자체가 교회에 누를 끼치는 것 같다며 교구인준시설에서 탈퇴해 독자적인 운영을 하기로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또 인천교구는 민들레 국수집 대표 서영남 씨를 ‘수사님’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영남 씨는 25년간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수사로 살다가 2000년에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수도회에서 나왔다. 서 씨는 2009년 8월 민들레 국수집 홈페이지에 (다른 이들이 자신에게)수사라는 호칭을 분별 없이 사용하면 안 되며, 자신은 수사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민들레 국수집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지금 서 씨는 필리핀에 있어 직접 통화할 수 없었다.

다만, 지난 3월 8일 민들레 국수집도 홈페이지에 2014년 3월 이후 교구의 사회복지 시설이 아니라고 공지했다. 민들레 국수집은 “2014년 초에 직영시설인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건물을 교구로 반납하고 인천교구 사회복지회 가입시설에서 탈퇴했다”고 밝혔다.

민들레 국수집은 홈페이지에 매달 후원자 명단과 총 후원금액, 후원받은 물품을 공개하고, 각 시설의 활동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6년 2월 후원액은 1504만 8994원이었다. 또 “법인이 아니라 미인가 시설”이라며, 서영남 씨 개인 명의로 후원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기부금을 얻기 위한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며, 생색내는 돈을 받지 않고, 후원조직을 만들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최근에 나온 서영남 씨의 에세이집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에도 교구 사회복지시설 소속에서 탈퇴한 이야기가 나온다. 2014년 어느 신부가 민들레 국수집이 인천교구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했고, 이에 고민하다가 “가난해지기로 작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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