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우리농본부, 독립과 함께 더 전문적 활동으로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2016년 사업계획으로 우리농운동에 대한 교회 내 인식 확산과 도농교류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 20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간담회에서는 우리농본부는 현재 우리농운동이 정체기에 있다고 평가하고, 교구 사목국을 비롯한 관련 기관, 레지오마리애나 본당 구역,반 모임 등 단체,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농운동에 대한 인지도를 확산하는 데 힘을 기울이며, 관련 사업을 통해 운동의 가치가 전달되도록 활동 방향을 정했다.

지난 2월 26일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총회에 참석한 유경촌 보좌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 독립은, 보다 전문화된 활동으로 성장시키자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그래서 더 좋은 도약의 기회로 기대한다”면서, “우리농운동의 의미는 얼마나 많은 농산품을 사주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농민들의 처지를 절감하고 연대하는가에 있다. 운동이 어렵지만, 오히려 지금, 다시 시작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2015년 10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도농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염수정 추기경. ⓒ정현진 기자

서울대교구 우리농본부 김현정 사무국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농운동이 이윤을 위한 장사가 아니라 생명운동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국장은 물품을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현실적인 고민이지만, 우리농운동은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살아남자는 것이 아니라면서, “무조건 물품을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물품을 통해 농촌과 도시 공동체가 만나고, 서로의 입장과 마음을 공감하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농운동은 도시 본당이 농촌을 일방적으로 돕거나 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기위한 운동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원칙을 먼저 도시 활동가, 농민, 실무자가 같이 모여 확인하고 고민하면서 확산시키는 출발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는 사목자들의 인식이다. 올해 사업 방향 중 하나가 환경분과 등 본당 내 관련 분과 조직인 만큼, 다른 갈등 요소나 현실적 문제 이전에 사목자의 인식과 의지가 본당 차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농본부는 올해 이를 위해서 사제와 수도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을 각 지구별, 수도회별로 실시하는 한편, 사목적 접근이 가능한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고, 신학생들의 농촌 공동체 현장 방문과 실습도 추진한다.

또 공동체 간의 만남을 위한 도농교류활동을 우리농 운동의 필수 요소로 강화하기 위해 교구 간 협력을 도모하고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 보완 그리고 신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도농교류 프로그램은 농가에 농사를 위한 지원금을 모아 전달하는 가족농 사랑기금, 농촌 생산분회와 본당 자매결연, 농촌체험, 일손돕기 활동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에 대해 김현정 국장은, 참가자들의 재참여율이 낮고 거리가 너무 멀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서울대교구의 경우, 경기 지역 교구와 같은 인근 지역 농민회 분회나 개별 농가를 찾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농민들도 도시 공동체를 방문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구조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농교류 프로그램 보완과 신규 프로그램 연구를 위해서는 오는 3월과 4월 각 교구별 담당 실무자를 중심으로 연구모임과 간담회 등을 마련한다.

또 가족농 사랑기금을 조성해 인천, 원주, 청주, 안동 등 7개 교구 29농가에 각 500만원씩 전달할 예정이며, 3월부터 각 시기별로 장담그기, 손 모내기, 사과와 딸기, 밤 따기, 벼 베기 등 일손돕기, 6월 청년 생태농활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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