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속 ‘스포트라이트’ 팀 (사진 제공 = (주)더쿱)

영화 ‘스포트라이트(Spotlight)’가 2월 24일 개봉했다.

주인공은 기자, 편집자들이다.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에서 심층 취재를 담당하는 ‘스포트라이트’ 팀에 관한 이야기다. 2002년 1월 6일 이 신문은 보스턴의 가톨릭교회가 여러 사제들이 아동 성추행을 범한 것을 알면서도 조직적으로 은폐해 온 사실을 파헤쳐 보도했는데, 영화는 이 기사가 만들어진 과정을 소재로 삼는다.

‘교회라고 하는 단체에 속하는 것과 신앙을 갖는 것은 다르다. 그럼에도 교회의 공격을 받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영화 속에서 취재원 중 하나가 하는 말이다. 그가 교회를 향한 비판과 폭로 때문에 교회에서 내쳐지고 얼마나 비난을 받았을지 짐작하게 하는 말이다. 교회에서 위로와 배움도 얻지만, 크고 작은 사건으로 상처도 받는 한국의 많은 가톨릭 신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한편, 이 영화는 교회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그 교회를 취재하는 언론에 관한 것이기도 해서 특히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영화일 수도 있다. 산 넘고 물 건너 기사의 완성을 앞두고 나오는 영화 속 교회의 반응, ‘교회는 무대응으로 일관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를 예우해 주기 바란다’는 말은 교회에 바탕을 둔 언론사 기자에게는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취재 거부, 자료 빼돌리기, 푸대접에 굴하지 않고 비리를 파헤치고, 자신들이 만드는 신문이 사회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들 때문일까? 관객들은 한국의 언론 보도 행태와 영화 속 언론의 모습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관객은 “영화를 보는 동안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 배웠다”며 “한국의 언론은 너무나도 부끄럽고 부끄러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접하는 우리 사회의 상황은 너무나 심각한데, 정작 뉴스나 주류 신문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털 사이트에 관객들이 쓴 댓글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기레기(기자+쓰레기)들이 이 영화를 보면 자기가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류의 노골적 비판도 많이 보인다.

이 영화에 나오는 ‘Church allowed abuse by priest for years(교회가 수 년간 학대를 허용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보스턴 글로브> 사이트나 구글에서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큰 사건이었던 만큼 이 사건을 은폐했던 당시 보스턴 대교구장 버나드 로 추기경이 2002년 12월 결국 사임하게 된 일도 위키백과에 소상히 적혀 있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러한 이야깃거리를 더 찾아서 읽어 보면 작품과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영화 속 ‘스포트라이트’ 팀 (사진 제공 = (주)더쿱)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