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77일차, 천안 성환성당 미사

4월20일 늦은 7시 30분, 비와 바람이 세차게 부는 가운데 77일차 순례가 끝난 후, 천안 성환 성당에서 순례단에게 위로가 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미사가 봉헌되었다. 나승구 신부(신월동본당)의 주례로 함세웅, 안승길, 차인현 신부등 전국에서 온 20명의 신부들과 성환 성당 신자 150여명이 함께했다.

이강서 신부(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는 강론을 통해 우리가 경험 할 수 있는 절망, 희망이 없어 보이는 역사의 한 귀퉁이, 용산참사 현장을 통해서 부활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며 “아무도 재현 할 수 없고, 죽어보지 않고는 체험 할 수 없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본 사람이야 말로 부활을 체험하고 맞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온실 안의 부활'을 누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는 죽음이 끝이 아님을 알듯이 온몸으로 기어가는 길 위에 평화의 길이 생겨날 것이며 오체투지가 꽃으로 피워질 날을 희망한다"고 했다.

미사에 참석한 권오병(루치오, 성환성당)씨는 “용산참사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강론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며 감동을 나누었고, 이용미(안나)씨는 “우리성당에 이렇게 많은 신부님들이 오시고 스님도 미사를 함께해서 너무 특별했다”며 즐거워했다.

김계숙(아녜스, 대전 내동성당)씨는 “속옷까지 흠뻑 젖고 온 몸이 으슬으슬 춥고 아프지만, 오체투지를 하는 동안 진리의 길을 묵묵히 따르는 것이 나의 역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순례단은 피곤이 역력해 보였지만 신자들이 힘차게 쳐 준 박수를 통해서 웃음으로 답했다. 지난 3월28일 계룡산 신원사를 출발한 순례단은 공주를 거쳐 천안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대전교구 지역을 통과한 순례단은 이틀 휴식을 한 후 평택으로 향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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