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도 가끔은 함박눈 쌓인답니다.
몇 년에 한번씩 묵은 체증을 씻어내리려
몇 년에 한번씩 이처럼 눈발이 천지에 자욱하답니다.

오래 묵은 거리에
낮고 허름한 창틀마다
왕족들도 감당하기 힘든 능 위에도
소복 소복 평등한 눈이 쌓인답니다.

가난한 마음들을 가련히 보고
미련한 중생들에게 믿음을 주려고

구중궁궐 불국사에도
첩첩산중 마음속에도

은총같이 눈이 내리죠,
봉긋이 탑 하나 지으라고.

갈망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착한 마음에 평화 있나니,

바래서 원을 세우면
그래요, 이룰 날 있으리라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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