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 없는 교회를 위해]

▲용현동 성당 전경
▲ 장애인주차 표시가 바닥에 그려져 있다.

 

 

 

 

 

 

 

 

 

 

 

 

4월 20일을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기념한다. 지난 4월 14일 인천교구 용현동 성당에 방문했다. 비교적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다는 귀뜸을 받은 바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 미사를 앞둔 시간, 마당에 들어서니 성당 오른쪽 편으로 라인을 그은 주차장이 보였다. 그리고 성당쪽으로 장애인 주차구역 표식이 눈에 띄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주차장 옆 벤치에서 신도들과 컵라면을 먹고 있던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서 오셨어요? 제가 본당 신분데요." 하는 것이다. 등산 다녀 온 신자들과 요기를 떼우고 저녁미사에 들어갈 참이다. 이재천(프란치스코) 신부다.

▲ 성당으로 오르는 경사로가 좀 급한 편이다.

용현동 성당은 화재발생으로 1996년, 지금 자리에 새 성당을 지었다. 그리고 이 신부가 주임으로 부임한뒤에 2007년 정원보수를 하고, 2008년 6월 성당을 개보수했다. 당시 성당을 지을 때 2층 성당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장애인들이 본당에 오르기 힘들었는데, 성당 왼편으로 경사로를 지어서 보완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유도블록이나 계단 초입에 점자 안내표식이 아직 붙어 있지는 않았다. 계속 보완 중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 성당의 특징은 시설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을 없앴다는 점이다. 예전에 쓰던 고해소는 입구의 폭이 좁아서 휠체어가 드나들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은 폐쇄하여 성물을 넣어두는 창고 정도로 쓰이고 있다.  2층 본당에 들어서면 막바로 큼직막한 문을 가진 고해소가 보인다. 예전에 제의실로 쓰던 방을 개조하여 마련한 것인데,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없이 이 고해소를 함께 사용한다. 그리고 사제와 고해자 사이에 칸막이가 없이 커텐 사이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배려했다.

▲ 예전에 쓰던 고해소는 현재 폐쇄되어 있다.

▲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사용하는 고해소

 

 

 

 

 

  

▲ 고해소 내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다

▲ 행사를 하고 난 뒤 물품들을 예전 고해소 안에 넣어두었다.

 

 

 

 

 

 

 

 

 

 

 

 

화장실도 장애인용을 따로 짓지 않았다. 화장실은 남여 구분하여 비장애인 신자들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도록 하였고, 화장실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왼편에 주름막식으로 되어 열기 쉽고 넓은 장애인용 좌변기가 놓인 공간이 있다. 

▲ 화장실은 남여 구분되어 일반인들과 함께 사용한다.

▲ 제대 앞 자리는 장애인을 위해 비워둔다.

 

 

 

 

 

 

본당 안은 계단식 구조였는데, 훨체어를 타고 충분히 제단 앞까지 접근이 가능할만큼 통로가 넓었다. 본당 맨 앞좌석은 장애인석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주일에는 봉사자들이 나와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용현동 성당 역시 다른 성당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의 제단 접근은 불가능했다. 장애인들이 복사를 서기 위해 제단에 오르거나, 독서를 하기 위해 독서대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 독서를 한다면, 제단 밑에서 마이크를 내려받아 해야할 것이다.

오는 5월부터는 주일 오전 11시 교중미사에서 미사 중에 수화(手話)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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