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정현진 기자
수행자가 되면

- 박춘식


새들은 바람을 마시면서

날개로 기도한다

바다를 삼키는 돌고래는

푸른 물결을 흔들어

아침 인사를 힘차게 한다

엄마를 먹고 자란 아기가

시인이 되면

수행자가 되면 하느님을 먹는다

그리고 이내 하느님에게 먹힌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2월 1일 월요일)

 
수도자들은 어쩌면 하느님과 숨바꼭질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깨어 있어야 하느님 손을 잡을 수 있는데, 세상일은 깨어 있음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봉헌생활은 수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믿는 이들은 모두 봉헌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마음 안에 주님께서 미소로 계시고 또 주님께서 하고 싶으신 일을 하시도록 도와드리는 일이 봉헌생활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영성체로 주님을 모시는 순간, 우리가 주님의 밥이 되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에 마음을 가진다면 행복하시리라 여깁니다. 입춘이 서 있는 2월 초에, 새봄을 새 마음으로 호흡하시기 원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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