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민주주의, 모든 사회가 열망해야"

열흘 일정으로 한국에 온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일정을 마치며 1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키아이 보고관은 1월 20일부터 29일까지 정부, 기업뿐만 아니라 용산참사,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세월호 유가족, 백남기 씨 가족 등 시민사회 각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며 한국의 집회, 결사의 자유 실태를 조사했다.

▲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한 기자
그는 한국에서 조사 활동에 정부가 협조해 준 것에 감사하고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체험했다고 말했지만, 평화로운 집회, 결사의 자유가 점점 뒷걸음치고 있다는 걱정을 말하는 어조는 단호했다.

키아이 보고관은 특히 집회 참가자에 대해 관계 당국이 차벽을 세우고 물대포를 사용하는 데 대해 ‘긴장을 줄일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백남기 씨 사례가 보여 주듯 물대포는 심각한 신체 부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차벽 설치는 (시위의) 목표 대상으로부터 시위대의 모습과 목소리를 차단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시위대가 차벽 설치와 물대포를 이유 없는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공격은 또 다른 공격을 불러온다면서,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경험으로 볼 때 국가가 열린 자세로 시위에 대처할 때 시위대의 폭력성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시위대 진압에 훈련과 경험이 부족한 의경을 전면 배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신참이 할 역할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키아이 보고관은 단결해서 거리로 나아가는 적극적이고 활기 넘치는 한국인의 전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일각에서는 그게 시끄럽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시민사회의 심장이 역동적으로 뛰는 것은 모든 사회가 열망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험난한 여정 끝에 민주국가로 거듭났지만 그 여정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그것을 더 다지는 것이 정부와 시민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며 이 체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고, 민주주의의 특성이기도 하다고 했다.

▲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마이나 키아이 유엔특보.(사진 제공 = 참여연대)

키아이 보고관의 방한 결과와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는 오는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010년 9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만들어졌으며, 케냐 인권변호사 출신인 키아이 보고관은 2011년 5월 첫 번째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됐다. 특별보고관은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보호, 증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각국의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하는 등의 임무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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