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성당과 범어성당 자매결연

섬마을 본당과 도시 본당이 손을 잡고 공동체 성장을 위한 길에 나섰다.

대구대교구 울릉군 천부 성당과 대구 범어 성당은 지난 1월 17일 범어 성당에서 협약식을 하고, 두 본당의 장기적 교육, 문화 교류, 사목관련 활동을 위한 인적, 물적 지원, 인적 교류 등을 약속했다.

협약서에는 천부 성당 나기정 신부와 김득호 총회장, 범어 성당 장병배 신부와 이동구 총회장이 함께 서명했다.

이에 따라, 범어 성당은 현재 개축 중인 천부 성당 영성센터와 성당 건립기금을 전달했으며, 본당신자로 구성된 의료진을 꾸려 천부 성당 관할 지역 신자와 지역민을 위한 무료 진료를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 지난 1월 17일, 대구 범어 성당에서 협약식이 열렸다. (왼쪽부터)천부 성당의 나기정 신부, 김득호 총회장, 범어 성당의 이동구 총회장, 장병배 신부.(사진 제공 = 범어 성당)

이번 두 도시와 섬 본당 간 협약은 나기정 신부가 영성센터 건립 기금을 위한 후원 활동을 벌이면서 이뤄졌다. 비용 후원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호 교류를 통해 각각의 공동체 활성화를 꾀하자는 합의에 이른 것.

이에 대해 나기정 신부는 “단순한 후원보다는 관심과 지속적 친분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예전부터 도시 본당과 시골 공소들이 서로 결연을 맺어 교류하고 서로 도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나 신부는 본당 결연의 의미에 대해서, “공동체 확장과 성장을 위한 좋은 계기일 것”이라면서, “특히 도시 본당 공동체는 자기 본당 내에서만 생각이 머무르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본당이나 지역까지 바라보고 살필 수 있는 넓은 안목과 시선이 필요하고, 활동 범위도 넓혀야 한다”며, 도시와 농어촌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교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기정 신부가 영성센터를 새로 넓혀 짓게 된 계기도 본당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다. 미사에 참여하는 50-60명의 신자들 대부분이 노인층인 상황에서 인구 감소로 본당을 유지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나 신부는, 본당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행 온 신자들이 성당에서 머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에게 숙소와 피정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성센터를 넓히게 됐다.

나 신부는 “도서 산간 지역 지역민들에게는 방문 자체가 선물”이라며, “교류를 통해 공소나 본당의 경제적 자립도 가능해지고, 공동체에도 생기가 돌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더 많은 본당과 공소가 결연을 맺어 서로 성장하고 협력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범어 성당 장병배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결연을 통해 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나눔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그 방법을 함께 찾은 것뿐”이라면서, “나눔은 이벤트가 아니라 삶이고, 많이 가져야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장 신부는, 의료 봉사에 대해서는 이미 본당 신자들 중 의료진이 수백 명이고 봉사 준비를 다 마친 가운데 대상을 계속 찾던 중이었다면서, 오는 6월 마지막 주중 천부 성당 50주년을 맞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누고 도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도 기쁨”이라면서, “신자들도 나누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이런 계기가 마련돼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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