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스웨덴에서 루터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0월 31일 스웨덴에서 열리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교황청과 루터교가 25일 공동 발표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10월 31일까지 여러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리는데, 그 첫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다.
“종교개혁”은 당시 가톨릭 사제이던 마르틴 루터가 시작해 가톨릭에서 갈라진 개신교가 생겨난 일을 말하며, 그 뒤 유럽은 가톨릭과 개신교로 갈라져 한 세기가 넘도록 종교 전쟁을 벌였다.
루터교는 현재 전 세계에 7200만 명의 신자가 있으며, 특히 북유럽이 강하다.
가톨릭과 루터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인 1967년부터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으며, 1999년에는 서로 갈라지게 된 교리상의 가장 큰 쟁점인 “의화”(義化, Justification)에 관한 주요 문제에 합의를 보고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의화는 인간이 죄를 어떻게 씻고 구원을 받을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다. 또한 2013년에는 두 교단은 “갈등에서 일치로”라는 공동 연구문서를 내놓았다.
올 10월 31일에 스웨덴의 루터교 룬트 대성당에서 열릴 공동 전례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고 세계 루터교연맹의 의장과 사무총장이 주례할 예정이다. 두 교단은 지난 12월에는 이번 500주년 행사에 쓰일 전례 안내서인 “공동 기도”를 내놓았다.
공동기도문은 두 교단이 처음 공동으로 만든 전례용 문서다. 각국의 가톨릭 주교회의와 루터교에 2017년 종교개혁 기념일에 벌어질 행사에 쓰도록 이 문서를 보냈다.
한편 “갈등에서 일치로”에서는 루터가 내걸었던 개혁 요구 95개조 요점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해 가톨릭교회가 대응한 “반(Counter) 종교개혁”인 트리엔트공의회(1545-63)와 나중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에서의 대응을 살펴보았다. 또한 아직까지 남은 이견을 검토했다.
이 문서는 “루터는 새 교회를 세울 뜻은 전혀 없었으며, 단지 개혁을 요구하는 폭넓고 다양한 바람의 한 부분”이었다고 보았다.
또한 “2017년에 루터교 그리스도인들이 종교개혁의 시작을 기념할 때, 이들은 서방 교회의 분열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신학적으로 책임 있는 이라면 서로 간에 그리스도인의 분열을 기념(celebrate)할 수 없다”고 밝혀 두었다.
교황청 일치평의회와 루터교 세계연맹이 이날 낸 공동 보도자료에서 루터교의 융게 사무총장은 루터교 측이 “교회일치의 책임성이라는 정신으로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루터교인과 가톨릭인의 화해를 위해 일함으로써, 우리는 갈등과 폭력으로 찢긴 이 세상의 정의, 평화, 그리고 화해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3년 10월에 루터교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신학적 대화도 중요하지만 일치의 요점은 예수의 가르침을 더 가까이 따르려는 노력과 기도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25일, 교회일치주간을 마감하는 날에 로마에서 열린 한 교회일치 기도회를 주례하며 “우리가 분열한 죄, 그리스도의 몸에 드러난 상처”를 용서해 줄 것을 호소했다.
두 교회가 가톨릭과 개신교를 갈라놓은 가장 큰 문제인 의화에 관해 합의해 교회일치운동에서 역사적 진전을 이뤘음에도 아직까지 두 교회 신자들은 서로의 교회에 가서 영성체를 할 수 없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에 두 교단은 승리주의라는 부적절한 인상을 피하기 위해 “기념”에 대해 “celebration”이 아니라 “commemoration”이라는 단어를 썼다.
가톨릭과 루터교의 대화에 전문가로 참여해 온 미국 가톨릭대학 신학교수 마이클 루트는 교황이 참석하는 공동 예배가 스웨덴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스칸디나비아 지역 루터교 신자들이 독일이나 미국 (루터교 신자)보다 가톨릭에 더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더 전통적 교회 구조와 스타일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상한 말이지만, 스웨덴에는 사실상 가톨릭 신자가 거의 없어서 서로 관계가 더 좋다. 서로 경쟁하거나 전쟁을 한 역사가 전혀 없다.”
스웨덴을 교황이 방문하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은 아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9년에 스웨덴을 비롯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개신교 국가들을 순방한 바 있다.
스웨덴의 루터교는 2000년까지는 스웨덴의 공식 국교였다. 스웨덴인 대부분이 신자이지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지난해 갤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웨덴은 응답자의 78퍼센트가 자신은 종교가 없거나 무신론자라고 답함으로써 “서방 세계에서 가장 덜 종교적인 나라”로 꼽혔다.
기사 원문: http://ncronline.org/news/vatican/pope-plans-visit-sweden-commemorate-reformation-anniversary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