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 1만명 졸업, 인구 줄어 문 닫아

사랑의 씨튼수녀회가 전남 강진에서 운영해 온 성요셉여고가 1월 20일 열린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전남교육청은 20일 성요셉여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생 83명이 졸업했다고 보도자료로 밝혔다. 성요셉여고는 1962년 개교 이래 어제까지 52회에 걸쳐 1만 750명을 졸업시켰고, 50년 넘도록 전남 “여성인재 양성의 산실”이라는 말을 듣는 학교였지만, 농어촌 인구가 줄어들어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2013년 5월 폐교를 신청하고 학생 모집을 멈췄다.

1991-99년 교장을 맡았던 이경민 수녀(사랑의 씨튼수녀회)는 20일 마지막 졸업식 모습에 대해 “강진의 많은 주민, 졸업생들, 운영했던 수녀님들이 섭섭해 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수녀는 성요셉여고는 문을 닫지만 학교법인이 남아 있으며 “다른 교육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성요셉여고 본관.(사진 제공 = 성요셉여고)

이 수녀는 교장으로 지낸 시간을 포함해 20년을 성요셉여고에서 일했다. 그는 성요셉여고가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라는 교훈, 그리고 수녀회 설립자 엘리사벳 앤 씨튼의 정신에 따라 교육을 해 왔다며, 학생들이 졸업한 뒤에 천주교 세례를 받고 자기 지역과 일터에서 학교가 가르친 대로 살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했다.

한편, 전남교육청은 20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졸업식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몇몇 학생들은 교가와 졸업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감사미사를 집전했다.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남녀공학인 강진고를 강진지역 거점고교로 2017년 9월까지 증, 개축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성요셉여고 교직원들은 공립학교로 일터를 옮기게 된다.

통계청 인구총조사 결과를 보면 강진군 인구는 성요셉여고 개교 4년 뒤인 1966년의 12만 6000여 명에서 2010년에는 3만 4000여 명으로 줄었다.

성요셉여고는 강진군의 유일한 여고였다. 사랑의 씨튼수녀회는 현재 광주에서 장애인을 위한 은혜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경기도 부천 소명여중고, 충북 충주 성모학교, 성모유치원을 교구 위탁으로 맡고 있다.

▲ 1월 20일 성요셉여고 '마지막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과 교사.(사진 제공 = 전라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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