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주간 특집 1] 한 개신교회의 ‘헌금 없는 주일’ 운동

한 개신교회에서 헌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쓰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에 있는 높은뜻정의교회는 매달 셋째 주 주일을 ‘헌금 없는 주일’로 정했다. 이날은 신자들이 헌금을 교회에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기로 한 것이다. 높은뜻정의교회는 지난 16일 첫 ‘헌금 없는 주일’을 시작했다.

높은뜻정의교회의 오대식 목사는 지난 7일 설교에서 ‘헌금 없는 주일’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헌금의 집행을 교인들 스스로 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 헌금은 개인과 가족 단위로만 사용할 수 있고 교회의 부서나 모임에서 함께 쓰는 것은 안 된다.

▲ 높은뜻정의교회는 매달 셋째 주 주일에 헌금 없는 주일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이미지 출처 = 높은뜻정의교회 홈페이지)

오 목사는 신자 스스로 “작은 예수가 되어 생활 중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이 운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교회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라”며 교회와 목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교회가 돈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님을 보여 주는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운동으로 교회의 헌금수입이 줄어들겠지만, 헌금보다 교인들의 성숙하고 능동적인 신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교회의 한 신자는 SNS에 교회의 변화를 반기며, “작은 변화가 나와 우리 가정의 영적 상태를 튼튼하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예배가 끝나고 집에 와서 헌금 없는 주일의 헌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가족회의를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며칠 뒤 오대식 목사는 운동 취지와 달리 ‘헌금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사로 비치고 있어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15일 자신의 SNS에 “이 운동은 우리 교회의 교인들과 함께 하는 신앙훈련의 하나”라며  “가족끼리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일이 생활화 되고 그런 일이 가족의 일상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면 이 운동은 성공적”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 목사는 설교에서 헌금 없는 주일 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기 앞서 지난해 안식년 동안 목사가 아닌 신자로 신앙생활을 하며 느낀 점을 털어놨다. 그는 교회가 대부분 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많은 예산의 확보가 더 많은 선교와 구제의 열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선교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에서 더 효과적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가 예배 자체에 지나치게 집중하지만 교회 밖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훈련은 약해 그 결과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의 괴리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높은뜻정의교회는 서울 남산에 있는 숭의여대 강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높은뜻 숭의교회가 대형교회로 성장하지 않기 위해 2009년에 분립해 나온 교회다. 당시 신자 5000여 명 중에서 1600명이 나와 서울 도봉구에 있는 정의여고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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