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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성찬례적 저항, 이것이 기적이다-가톨릭일꾼 창립자 도러시 데이 손녀, 마사 헤네시 인터뷰 1

제주 강정에 최근 가톨릭일꾼(Catholic Worker)운동의 평화활동가들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피터 모린과 더불어 가톨릭일꾼운동을 공동창립한 도러시 데이의 손녀인 마사 헤네시(Martha Hennessy)가 강정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 보름 동안 머물며 매일 아침 7시 강정 평화활동가들과 더불어 강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100배 절을 하고, 매일 오전 11시에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봉헌되는 미사에 참석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지난 12월 강정에서 마사를 만나 그리스도교 평화주의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주 강정, 교회가 서 있어야 할 자리

마사는 “예수회가 김성환 신부를 강정에 파견했는데, 그것은 강정이야말로 교회와 사제들이 서 있어야 할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사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 강정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미사는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 여기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러시아와 이탈리아, 이란, 이라크,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평화의 절실함을 배우고 있는데, “그 어디에도 가톨릭교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곳 제주 강정 공사장 앞에서 가톨릭교회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제가 강정에 온 이유는 제 친구들이 제게 말하기를 여기가 아주 중요한 장소라고 했어요. 아틀 아핀, 워싱턴에서 일하는 가톨릭일꾼 회원 브라이언 테럴, ‘창조적 비폭력의 목소리’라는 단체의 캐시 켈리,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하킴 등이 강정에 다녀와서 강정이 중요한 곳이라고 한결같이 이야기 하더군요.”

미국은 태평양에서 중국을 상대로 한 군사적 회귀를 하고 있는데, “이 엄청난 위험과 제주 강정이 연결되어 있다”면서, 해군기지 때문에 제주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고통스럽게 파괴되고, 환경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 마사가 같은 가톨릭일꾼 회원으로서 먼저 강정에 와서 연대하던 토니와 아침 7시, 강정 평화활동가와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100배를 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마사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인 타말과 할머니인 도러시 데이에게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보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마태오 복음 25장 45절에 보면,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때때로 저는 흔히 말하는 짐승의 뱃속인 조국(미국)에 있는 게 더 편안한 것 같기도 해요. 그때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사는 매일 아침마다 제주에서 경험했던 일을 기억했다. 예수회 신부들과 공사장에 진입하는 버스를 막고 피켓시위를 벌이는데, 정말 이처럼 평화로운 시위는 없었다고 전했다. “저는 여러분의 문화를 존경합니다. 제 조국보다 여러분이 더 평화롭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서로를 더 부드럽게 대하는 것 같았어요.” 마사는 “제주의 영혼들”이라는 강정 관련 영화 보면서 경찰이 폭력적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강정의 평화활동가들은 비폭력 저항에 익숙하다.

마사는 지금 강정에서 발생하는 공권력의 테러에 대해 미국시민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금 미국 뉴욕에서도 흑인들이 매일 죽임을 당하고 있는데, 왜 굳이 제주에 가야만 하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교회가 하나의 신비체이듯이, 우리는 공동의 관심사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을 때, 도러시 데이는 안개가 자욱한 뉴욕에서 숨을 쉬면서 원폭으로 죽은 사람들을 느낄 수 있었다고 썼어요. 우리가 어떤 신앙을 갖고 어떤 인종인지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음의 혁명이 평화 만든다

마사는 미국 가톨릭일꾼들의 사명이 ‘평화 만들기’라고 확신하고 있다. “전쟁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수렁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 전쟁을 기다리면서 무기는 더욱 정교해지고, 이 무기들을 사용하는 전쟁은 대부분 “한편으론 실험적이고 한편으론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을 막는 방법은 교육과 언론을 통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마사는 말한다. 대부분의 정부들은 자기네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폭로하는 일”이다.

마사가 평화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은 순전히 신앙 때문이다. 마사는 “우리에겐 이미 천국이 주어졌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미 하느님에게서 에덴동산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의 흠결에도 개의치 않고 인간을 사랑하시고, 우리가 살아갈 아름다운 세계를 선물로 주셨다. 그 아름다움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에게 평화가 온다고 마사는 믿었다. 그러나 마사가 경험한 미국 문화는 사람보다 물질적인 부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그들에게 “너희는 충분히 다 가졌어, 더 이상 필요치 않아!”라고 가르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빼앗아야 하며, 이는 전쟁과 착취를 통해 가능하다. 그러니, “우리가 정말로 필요한 것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마사는 생각한다. 하느님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한 것을 다 주셨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가?”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 마사는 그리스도교 평화주의에 투신하는 가톨릭일꾼운동의 창립자인 도러시 데이의 손녀다. ⓒ한상봉 기자

이런 점에서 마사는 도러시 데이가 역설한 ‘마음의 혁명’을 소개했다. “마음의 혁명이란 당신 자신을 우선시 하지 않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어머니처럼 자기의 모든 것을 나눠 주는 것”이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다. 마사는 어머니와 자녀의 사랑이야말로 우리와 우리 간의 사랑, 우리와 신 사이의 사랑을 보여 주는 예라고 말한다. 그들 사이에 빚어지는 사랑은 폭력이나 통제와 상관이 없다.

그런데 제주 강정에 해군기지를 짓는 것은 한마디로 인간이 하느님을 희롱하는 것이라고 마사는 말한다. 전쟁의 실천은 땅, 바다, 우주를 통제하는 욕망이며, “전쟁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들이 신이 되거나 아니면 무기의 우상이 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우리 자신을 숭배하는 것은 곧 우리가 가진 파괴능력을 숭배하는 것이다. 마사는 “이런 신성모독이 없다”고 말하면서, 전쟁을 욕망하는 해군기지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파괴하는 것이며, “예수를 십자가에 다시 못 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신앙과 희망과 사랑을 간직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마사는 “우리의 욕망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하느님 나라가 곧 기적”이라고 말했다.

마사는 이 세상에 평화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자발적 가난’이라고 말한다. “자발적 가난이란 사치품을 동반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고, “하느님을 신뢰하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본주의를 전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본주의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모든 것 없이 지낼 수 있는 용기다. 빈부격차와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자본주의는 지구라는 행성과 사람을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한 마사는 “세상을 다시 균형 잡으려는 우리보다 더 큰 존재가 있음을 믿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강정에서 봉헌되는 거리 미사. ⓒ한상봉 기자

성찬례적 저항, 미국교회에는 없는 기적

마사는 강정에서 지내면서, 미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한 사제’를 찾으려고 마음먹고 있다. 강정에서 사제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마사는 “강정처럼 미국의 사제들이 록히드마틴 같은 군수공장 정문을 막고 미사를 봉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례를 통해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정에 두 차례나 방문했던 빅스 신부가 ‘성찬례적 저항’에 공감했지만, 2015년 2월에 돌아가셨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항상 사회교리를 따르도록 교회에 요구해 왔다. 만약 미국의 주교가 분명하고 단호하게 전쟁을 반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 신앙의 진정한 실천일 것이다. 체스터턴은 그리스도교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리스도교를 사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예수는 아주 명확하고 단순하게 복음을 말했지만, 교회는 이 복음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금 교황이 다시 교회가 선포해야 할 복음을 단순하고 명확한 곳으로 되돌리려고 한다.”

마사에 따르면, 미국 교회에서는 거리미사의 사례가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강정에서 감명을 받고 있다. “강정,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정말 기적”이라고 마사는 말한다.

마사 헤네시 인터뷰 2부는 1월 6일에 실립니다. - 편집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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