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학술단체들 언론관련 토론회 열어

개신교회의 감리교신학대 기독교통합연구소와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한신대 학술원 신학연구소 공동 학술대회가 "한국 기독교언론과 교회권력"이란 주제로 지난 4월 18일 서울 수유리 한신대학교 효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는 지난 30여 년동안 기독교언론이 한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쳐 왔지만 최근 들어 언론의 편성과 내용이 보수화되어 가고 있다는 진단 속에서 기독교 언론 민주화와 재정 위기 해소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언론은 정치권력은 물론 자본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김서중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는 '언론과 민주주의 그리고 종교방송의 재정 위기'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법 개정안에 대해 비판했다. 그 핵심은 신문사와 기업의 지상파 방송참여인데, 방송의 보도 부분 참여는 언론의 공공성 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GE가 소유하고 있는 언론들은 GE에 대한 비판기사를 한 번도 실지 않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는 자신의 총선전략에 언론을 이용하고, '가스피리법'을 통해 공영방송을 장악하여 현재 이탈리아는 언론자유가 초토화되어 세계 70위 권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즉, "언론은 정치권력은 물론 자본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민주주의 작동장치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미디어렙을 비판하며, 현재 방송광고(시간) 판매는 공영미디어렙인 한국방송공사가 독점 대행하고 있는데, 광고판매를 시장에 맡기는 민영미디어렙으로 바뀌면, 방송사마다 광고를 따내기 위해 내용적으로 자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어서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체제는 당연히 종교방송에는 결정적인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고, 현재 종교방송들은 연대해서 이를 저지해 왔다고 말한다.  이러한 반발 때문에 정부는 민영미디어렙 처리시한을 일단 2009년 말까지 미루어왔는데, 작년 10월 기획재정부는 이미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민영미디어렙 신설을 밝히고 있으며, 헌법재판소 역시 현행 방송광고판매제도를 헌법불합치 판정하여 2009년말까지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박원기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경쟁원리가 도입되면 방송광고 요금은 15% 인상되고, 종교방송 등은 3분 1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고, 신문은 8-13% 감소한다"고 밝힌다 있다.

따라서 김서중 교수는 "현재 정체방송사업자의 광고매출 가운데 기독교방송 제외하고는 모든 종교방송이 1%도 차지하고 있지 않다"면서, 민영미디어렙이 실행되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대부분 종교방송은 "광고수입보다 헌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갈수록 그 비중이 커져서 결국 개신교의 경우엔 고액헌금이 가능한 대형교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종교방송의 보수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서중 교수는 종교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추가설명을 통해 "종교언론은 아직 사회적 힘이 크지 않으나, 종교 자체가 본래 민중성을 가지고 있어서 당연히 소외계층과 소수자들을 배려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종교언론이 '선교방송'이 되는 것은 단기적으로 유익하나 장기적으로 위험하다"고 보았다. "선교방송은 '우리끼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CTs방송에서 장경동 목사가 "헌금 많이 내는 게 신앙심"이라고 강조하는 등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비신자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80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CBS가 잘 하고 있는 것처럼, 소외자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사회에 다가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도 큰 교단이 중심이 되어 기독교 방송을 운영하고 있는데, 민영미디어렙이 본격화되면 아예 선교를 위한 큰 교단 위주 방송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방송에 소요되는 재원을 공동관리할 수 있는 공적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며, 다른 형태의 언론을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재정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는 <뉴스앤조이> 등 인터넷언론의 발전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종교언론은 무엇보다 사회세력과 연대하는 게 필요

한편 두번째 발제를 맡은 권혁률 기자(CBS 보도국)는 '한국사회 속의 교회권력과 기독교언론'이란 주제를 통해 권력화한 한국교회를 비판했다. 그는 "예전에는 '교회권력'하면 천주교만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개신교에선 주로 교회 집행부 갈등 문제 등 내부문제로만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1970년대와 80년대 교회의 아이콘은 민중과 함께 하는 고난과 십자가가 중시되었는데, 이젠 보수교회들이 성장하여 1200만 신도들을 통해 정치권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기자는 개신교회가 권력화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 사회가 '민주-반민주' 구도에서 '진보-보수' 구도로 바귀면서 그동안 숨죽이고 있는 보수 세력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 국보법 철폐 반대 시청 앞 기도회를 시작으로 사학법개정 반대, 이명박 장로 대통령 만들기로 정치세력화의 절정에 올랐으며 △ 뉴라이트 세력이 대중동원의 구심이 되어 강력한 반공반북이데올로기와 종교 자유주장을 통해 명분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신교 안의 진보세력은 6월 항쟁 이후 분열되고, 해외지원이 중단되는 가운데, 유수한 활동가들이 교회 밖으로 빠져나가서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개신교 연합행사들이 대형 이벤트 행사가 되면서 재정적으로 탄탄하고, 대중 동원 능력이 있는 대형교회가 중심에 서게 되었다고 지적하며, 텔레비전(종교 케이블 방송)의 등장으로 신도들이 '종교쇼핑'을 하면서 '스타 목회자' 현상이 나타나고, 결국 대형교회의 권력화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교회는 보수적인 한국기독교총연합이 득세하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갈수록 초라해지는 가운데, "교회언론조차도 사회에 들이댔던 잣대를 교회에는 들이대지 못하고 눈치보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기독교방송이 기독교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방송이 되고, "한 번에 7-8천만원 씩 내고 방송에 출연해 설교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을 거부할 수 없게" 되어 기독교방송의 정체성 문제를 불러오게 된다고 말한다.  교권이 사실상 금권이기에 대형교회의 교회권력이 언론을 장악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소외계층이 자리잡을 자리는 없어지게 된다.

권혁률 기자는 이를 방지하려면 "기독교언론은 더욱 종교와 언론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 교회권력 해체로 나가야 하며, 종교언론 사이의 연대뿐 아니라 사회세력과 연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인이 종교언론을 자신들과는 다른 세계라는 시각으로 보지 않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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