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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수사가 왜 필요한가교황청 수도회성 훈령 발표

교황청이 교회와 세상에서 수도자들이 차지하는 역할을 강조하며 특히 사제품을 받지 않는 평수도자들 또한 각자가 세례 받은 사실로 인해 세상 속에서, 각자의 일 속에서 일상적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이에 대한 안팎의 관심을 촉구했다.

교황청 수도회성은 지난 14일 “교회 안 수사의 정체성과 사명”이라는 훈령을 발표했다. 이 훈령은 수도자이지만 신부가 되지 않은 이른바 “평수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베네딕토 16세가 필요성을 제기한 뒤 2010년부터 오랫동안 준비되어 온 이 문서는 여러 언어로 나왔지만, 온라인으로는 아직은 공개되지 않았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 문서는 “교회 안에서 모든 성소들, 특히 남성과 여성의 평수도 생활의 필요와 풍요로움”을 강조할 필요에서 나왔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평수사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교회, 특히 교계제도의 관심 부족이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에서, 교회 안에서 평수도자들의 존재 의미와 가치, 필요를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 수사의 숫자는 5만 5000명이 수준이었으나, 교구 사제와 수도회 사제를 포함한 사제의 수는 41만 명을 넘는다.

이 문서에서 교황청은 우선 예수가 처음 자신과 제자들을 칭한 이름은 “형제”(brother)였다고 지적했다. 남자 수도회에서는 회원들끼리 서로 “형제”라고 부르며 이로부터 “Brother”는 “수사”라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여자 수도회에서는 서로 “자매”라고 부르며 이에 “Sister”는 “수녀”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형제가 되었고, 우리의 살과 피를 공유하였으며, 자신의 형제, 자매들이 겪는 수난을 함께 하며 연대하였다.”
“이 형제(brother)라는 말은 예수님이 부활 뒤 그분의 제자들에게 준 칭호다.”

또한 이 문서는 “수사들은 특별한 축성을 통해 평신도 상태로 살면서 세례와 견진 속에서 받은 공동사제직(보편사제직)의 가치를 증언한다.”고 쓰고, “이러한 이들의 수도적 축성은 그 자체로 모든 세례받은 이들의 사제직이라는 온전함 속의 한 실행”이라고 밝혔다.

“삶을 하느님 안에 깊이 뿌리내린 상태에서, 피조물 안에, 문화들 안에, 그리고 매일의 사건들 안에 드러나는 성령의 움직임과 하느님 현존을 인식하면서 수사는 모든 피조물을 축성한다.”
“수사는 이 역동적인 현존을 인식하므로, 동시대인들에게 이를 선포할 수 있다.”
“이 능력은 축성을 통해, 즉 자신이 세례를 통해 받은 사제직의 일상적 실천을 통해 하느님께 (자신을) 여는 지속적 과정의 열매다.”

교황청은 평수사들이 전 세계 남자 수도회원 가운데 1/5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남자수도회들은 미사 등 자체적인 전례활동에 필요한 경우나 수도회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 때문에 회원 일부 또는 전체가 사제품을 받는데, 이들은 “교구 신부”와 달리 “수사 신부”로 불린다. 하지만 마리스타 교육수사회처럼 회원 전체가 평수사로만 이뤄진 수도회도 있다.

이번 문서는 오랫동안 준비되어 왔으나 발표는 몇 차례 연기되었다. 교구 사제의 역할과 비교하여 수사들의 역할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소문들이 있었다.

이번 문서는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고, 대신에 방향을 달리해, 사제로 서품되지 않은 상태의 수사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봉사 직무를 행할 때 사제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인하였다. 또한 이 문서에 담긴 수사들에 대한 성찰은 남성 수도자와 여성 수도자의 소명과 일이 비슷하기 때문에 수녀들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적었다.

   
▲ 단식하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자 (사진 출처 = 4대강사업 저지 천주교 연대)

54쪽 짜리인 이 문서는 수사들의 정체성을 세 가지 면에서 살폈다. 첫째, 이들이 받은 은총의 신비로서, 둘째로 이들이 공유한 은총의 통공(communion)으로서, 셋째, 이들이 다른 이에게 줘야 할 은총의 사명으로서.

이 문서는 이 세 측면 각각을 세례로 인한 사제직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이 사제직을 발전시키고 “착한 목자”인 예수의 직무를 그대로 따르는 수사들의 공동체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수사들이 실행하는 사제직을 “충실한 평신도 그리스도인”이 실행하는 사제직에 비유한 부분도 있다.

“수사는 수사직(brotherhood)을 통해 자신의 세례로 인한 사제직을 발전시킨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형제들과 하느님 사이의 다리가 되며, 하느님 사랑과 자비의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특히 자신의 형제들 가운데 가장 작은이들, 인류 가운데 가장 약한 이들에게 전하도록 성령에게 기름 부음 받고 파견 받는다."
“수사와 세속 사회에 헌신하는 평신도 그리스도인은 (성직자와) 다른 방식으로 보편사제직을 산다.”
“둘 다 주님의 종으로서 교회에 속하며, 하느님을 위하여 이 세상에 세워진 교회에 속하며, 세상에 가까움과 하느님께 가까움을 내포하는 이 사제직의 복합적 풍요로움을 드러낸다.”

이 문서는 또한 수사들의 공동체를 두고 “세례로 인한 사제직의 최고의 모습(prime manifestation)”이라고 불렀다.

“이 공동체는 날마다 온전히 채워지는 구원의 역사를 발견하고 그 일상생활 속에 현존하는 하느님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조직한다.”
“같은 뜻에서, 이 공동체는 자신이 하느님의 구원하시는 움직임에서 중재자임을 발견한다. 공동체는 감사하고, 기념하며, 자신이 쓸만한 도구로서 구원의 역사 안에서 계속되도록 봉헌한다.”

이 문서는 교회 안에서 수사들의 사명에 대해 신약과 구약 성경에 나오는 예들을 들며 설명하였다: 예수가 빵을 나눈 것, 제자들의 발을 씻기 위해 수건을 들었던 것, 잃어버린 양떼를 찾는 착한 목자,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는 착한 사마리아인, 그리고 “백성의 계약”을 선언하는 모세.

그리고 이러한 수사의 사명은 “‘그가 하는 일’이 아니라 가장 작은 이들과 하나되어 통하는 그 자신의 삶 그 자체”라고 훈령은 설명했다.

“이것은 외부적인 일 이상인 것으로, 그 사명은 그리스도를 개인적 증거를 통해 세상에 보여주는 데 있으며, 병이 들거나 나이가 들어 변하거나 사라지는 일이 있을지라도 그 사명 자체는 늘 남는다.”
“따라서, 이는 과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차원이다.”

끝부분에서 이 문서는 수사들이 실천할 수 있는 예언직의 다섯 가지 모습을 현대 언어로 말하였다. 즉, 환대, “삶의 의미”, “여성적 가치관(feminie values)의 긍정”, 생명을 돌보고 보호함, “신기술의 현명한 사용”.

세 번째인 “여성적 가치관의 긍정”에 대해, 이 문서는 수사들이 “인류의 역사 안에서” 여성적 가치관이 해 온 역할을 강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성 수도자들은 생명의 여성적 비전을 제공하는 주요 역할을 지니고, 그럼으로써 복음화 전반에 새로운 지평을 연다.” “수사들은 여성-수도자든 평신도든-의 존재를 형제적으로 지지하고 인정함으로써 이 예언적 측면을 깊이있게 하는 데 기여한다.”

이 문서는 수사들을 “새 포도주”로 비유하면서, 세계 각지의 교회가 “이 새 술을 잃어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더 익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 부대를 만듦으로써 수사들이 대표하는 “새 술”의 가치를 존중하도록 촉구하면서 끝을 맺었다.

“교회의 사목자들과 교계제도는 지역 교회들 안에 있는 수사들에 관한 지식과 존중을 촉진하도록 권고받는다.... 수사와 수녀들이 지역 교회 안에서 협의, 결정의 조직들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문서는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지난 10월 4일자로 교황청 수도회성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이 서명했다.

기사 원문: http://ncronline.org/news/vatican/vatican-affirms-religious-brothers-says-lay-men-and-women-exercise-priesthood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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