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레시다 문헌 - 146]

10.9 화해와 연대로 나아가는 길

540.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선교사들은 진심으로 가난의 미덕을 진실한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면서 가난한 형제, 자매들을 만나 그들의 필요를 돕기 위하여 모든 수준에서 이기적 축적이라는 지배적 문화가 아닌 나눔의 문화를 증진합니다.

541. 교회는 또한, 비록 오늘날 권위주의적 일탈이 심각한 도전과 위협이 되고 있어도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의 긍정적인 민주화 과정에서 취약한 민주주의가 강화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평화를 교육하고, 우리가 지닌 시민적 제도들의 연속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신뢰하며,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며, 특히 종교적 자유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더 큰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42. 평화는 소중하지만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는 선익으로서, 우리 대륙의 모든 이들이 함께 돌보고, 교육하고, 증진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바처럼, 평화는 물론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성취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공동공간으로부터 전쟁이 사라지거나 핵무기를 배제시키는 정도로 격하될 수 없습니다. 평화는 (바오로 6세께서 “발전은 평화의 새 이름입니다.”라고 하셨듯이) 창조를 존중하는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발전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평화의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평화의 문화야말로 우리를 마약 밀매와 소비주의, 테러리즘, 그리고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유형의 폭력들의 공격에 맞설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화해와 평화의 성사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제자와 선교사들이 어디에 있든지, 우리 대륙의 민족들과 국가들 가운데에서 “평화의 건설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참된 평화를 건설하기 위하여 진리와 정의, 용서와 화해의 학교가 되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543. 우리 민족들의 참된 복음화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따르고, 정의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고통을 따르고,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으로 구현되는 그리스도 사랑의 급진성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적 사랑을 능가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서로 나눔으로써, 생명의 문화를 건설할 수 있는 유일한 문화적 중추가 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서 인간의 다양성은 폭력과 갈등을 낳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랑과 생명의 원천이 됩니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잉태된 구원을 그 중심에 두는 복음화는 폭력적 사회 구조를 정화하여 새로운 사회 구조들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폭력의 급진성은 오로지 구원하시는 사랑의 급진성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고자 자기를 포기하는 사랑에 기초를 둔 복음화는 새로운 사회를 위한 “급진적”인 문화적 추진력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로지 희망의 대륙이 될 수 있을 때, 진정 사랑의 대륙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44. 우리는 라틴아메리카 주교협의회(CELAM)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며 그것이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민족들의 일치와 교회적 친교에서 우러나오는 협력과 연대의 생명력을 증언해 온 예언자적 장소였음을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교들의 협력적 결속 안에서,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 교회의 정체성을 성취해 가는 길에서, 라틴아메리카 주교협의회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우리는 아마존 유역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적 통합의 하위체계들과 연관된 국가의 주교들이 성찰과 협력을 위한 유대를 강화하는 데 나설 것을 청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또한 교황 권고 ‘아메리카 교회’에 비추어 미국과 캐나다의 주교들과, 그리고 유럽 주교들과도 마찬가지로 유대적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합니다.

545. 복음화의 사명은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와 그들의 포괄적 발전을 증진하는 노력과 동떨어진 채 진전될 수 없으며, 일부 교회공동체들은 필요한 자원들이 부족함을 잘 알기에, 그들이 진정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닮아 그들을 돕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각 교회의 사목 계획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 교회들 간의 사목적 연대 기금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546. 이러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교황 성하의 말씀에서 용기를 얻습니다.

“확실히, 정의의 회복과 화해와 용서는 참평화 구축을 위한 조건입니다. 이를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불의한 구조들을 바꾸어 하느님과 비슷하게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 존엄의 존중을 회복하려는 원의가 생겨납니다.... 제가 말씀드린 바 있듯이, 가장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려고 직접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은 교회의 고유한 임무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사랑의 성사’, 89항)

번역 : 배우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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