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부산의 한 시민이 경찰의 물대포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의 쾌유를 빌며, 책임자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장영식

지금 프랑스 파리는 IS의 테러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IS의 무자비한 테러에 세계는 공분하고 있습니다. 테러를 당한 거리에는 총과 칼 대신에 꽃과 촛불이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꽃과 촛불이 파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파리 테러가 일어난 다음날, 서울에서는 한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졌습니다. 지금 그 농민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투병 중입니다. 무장하지 않은 농민을 향한 물대포는 농민의 머리와 상체를 향했고, 농민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뒤에도 직사 물대포는 쓰러진 농민을 향해 계속 발사됐습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혼수상태에 있는 농민이 투병 중인 병원을 방문하고, 교회가 그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연대하고 있음을 알리며 “제발 깨어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희중 대주교는 “사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마음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유흥식 주교도 “제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는 국민이 시위를 할 수 있는 것이 국민이고 백성인데 그렇게 진압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일에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공권력의 폭력을 비판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김인국 신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꿈꿉니다. 사람의 나라, 사랑의 나라를 꿈꿉니다. 그 나라는 이룰 수 있는 나라, 반드시 오고야 마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믿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생명에 반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며 믿음입니다. 우리는 폭력과 죽음에서 해방된 나라,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을 존엄하게 대하는 나라를 원합니다. 이 땅에서 더 이상 국가 공권력의 폭력에 의해 시민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 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11월 17일자 '주교들 백남기 씨 방문'이라는 기사를 참조하였음을 밝힙니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