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4대 헌장 실현 목적

“본당의 사목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무엇에 중점을 둘 것인지 그리고 현재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어느 단계에 있는지 모르겠다.”

신자수, 미사참례율, 재정상태 등 행정상으로 드러나는 외적 환경 외에 신자들의 복음화 현실이 어느 상태에 있는지 파악할 기준이나 방법이 없는 것에 대한 본당 사목자들의 호소다.

개인적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설문조사 등이 이뤄지지만, 기준도 다르고 사목현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에는 전문성도 부족하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목자들을 돕기 위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지난해부터 ‘한국 천주교회 사목지표’를 개발해 내년 초쯤 시연할 계획이다.

사목지표는 교회의 교의적, 신학적, 영성적 가르침과 정신이 어떻게 교회 안에서 사목적으로 실현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각 본당 나아가 교회의 복음화 현실을 파악하는 진단 프로그램이다.

신자 수, 세례 현황, 본당 재정상태, 신자들의 거주 유형과 생활 환경, 나이 등 외적 지표와 성사적 친교와 일치, 공동체성, 하느님 말씀의 우선성, 세상 속의 교회 등으로 구분된 내적 지표를 동시에 파악하도록 구성으며, 내적 지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4대 헌장(계시, 전례, 교회, 사목) 정신을 기반으로 했다.

▲ 사목자들을 위한 사목지표를 개발 중인 전원 신부. 전 신부는, 사목지표가 우선 사목자들의 사목에 대한 흥미와 열의를 높이고, 교회 전체가 교회다운 모습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각 교구 사목국장, 신학자 등 협력자들과 함께 사목지표 개발을 이끌고 있는 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사목지표의 목적에 대해 “일선 사목자들이 사목활동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도록 돕는 동시에, 교회됨의 이상을 문헌화 한 4대 헌장이 현장에서 사목적으로 실현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전원 신부는 사목자들이 열의와 사명으로 열심히 살고자 하지만, 제도 안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사목자들이 일적인 차원 이전에 사목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사목에 헌신함으로써 기쁨을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교회가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에서 사목 지표를 통한 진단이 보편화되면, 교회 전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통합적 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4대 헌장을 기준으로 두고 현재 각 본당 사목 현황을 진단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일 것이고, 교회가 그 고유성을 드러내고 대조사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복음화 내적 지표 중 '전례 헌장'에 따른 분석 결과의 예시.(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 복음화 외적 지표의 예. 우리 본당의 지표 수준을 전국 본당 평균과 비교해 볼 수 있다.(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현재 사목 지표 준비는 각 분야별 측정을 위한 문항 지문을 작성하는 단계다. 4대 헌장의 주제어를 뽑고, 문헌상에 제시된 실현 과제를 얼마나,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묻는 표준 지문으로, 단순하면서도 지문으로 작성되기까지의 배경이나 질문의 맥락을 모두 고려하고 각 지문의 중요도에 따른 가중치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결과 분석 이후, 해당 본당의 사목에 필요한 컨설팅은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원 신부는, 현재로서는 지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사목 지표를 통한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각 본당의 사목 모범 사례가 공유되고, 각 본당 간의 활동이 연결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조사 결과가 쌓이면, 전국의 각 본당 사목 현황은 물론, 한국 교회 전체가 어떤 상황이며,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교회 전체 사목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제대로 실현하고, 보편교회와 발맞춰가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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