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백마산에서 바라본 밀양은 76만 5000볼트 송전탑으로 끔찍한 풍경이었다. ⓒ장영식

지난 주말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를 다녀왔습니다.
백마산(776미터)에서 바라본 밀양의 모습은 끔찍했습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로부터 시작되는 76만 5000볼트 송전선로는
양산과 밀양의 산하에 빼곡히 건설되어 있었습니다.
때맞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월 29일
제47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하여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의결하였습니다.
이로써 한국에서 운영되는 핵발전소는 25기로 늘어났습니다.

신고리 3호기는 우리나라가 처음 선보이는 핵발전소입니다.
우리나라 기술로 처음 선보이는 140만 킬로와트로 국내 발전소 중에 제일 큰 핵발전소입니다.
설계수명은 무려 60년입니다.
신고리 3호기 이후에 핵발전소를 안 짓는다 해도,
설계수명대로 핵발전소 문을 닫는다면 한국 탈핵은 2075년에나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신고리 3호기 승인으로 부산과 울산은 고리 1-4호기, 신고리 1-3호기로
모두 7기의 핵발전소가 운영되는 세계최대 핵단지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해
2029년 동해안에는 모두 30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될 예정입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동해안 핵발전 벨트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핵발전소 1기 건설에 3조 5000억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이러한 핵산업계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정부는 안전도 미래도 팽개치면서 ‘핵발전소 짓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 신고리 3호기(사진의 왼쪽)는 우리나라 기술로 처음 선보이는 140만 킬로와트짜리로 설계수명이 60년인 국내 발전소 중에 가장 큰 핵발전소다. ⓒ장영식

지금 영덕에서 신규 핵발전소가 건설된다면,
1차는 영덕 주민들의 희생 위에 건설될 것입니다.
2차는 하청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건설될 것입니다.
3차는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하기 위해 건설될
송전선로의 경과지 주민들의 희생 위에 건설될 것입니다.
따라서 11월 11일과 12일 실시되는
영덕 주민의 영덕 주민에 의한 영덕 주민을 위한
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는 헌법에 보장된 영덕 주민의 권리이며 의무입니다.

2015년 10월 29일, 한국의 25번째 핵발전소인 신고리 3호기는
비리와 부실, 거짓과 탐욕, 밀양과 청도 주민들의
피눈물과 탄식 속에서 허가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 우리는 밀양과 청도 주민들의 피눈물과 탄식 속에서 신고리 3호기가 허가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장영식

*이 글은 10월 29일 녹색당에서 발표한 논평을 참조하였습니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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