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영화제 ‘자율기부제’로 열려

제2회 가톨릭 영화제가 10월 29일 단편영화 “패롯”(Parrot, 앵무새)을 상영하면서 막을 올렸다. 이번 영화제는 ‘가족의 재발견’을 주제로 11월 1일까지 나흘 동안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개막작 “패롯”은 24분짜리 호주 작품으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 부모 아래서 자랐지만 무신론자가 된 형제가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첫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둘러싸고 어머니와 둘째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 세밀하게 그려졌다.

개막식에서는 특히 ‘가족의 가치’, ‘따듯한 가족관계’가 강조됐다. 이 자리에는 천주교 안팎의 영화, 문화계에서 일하는 이들과 언론인, 성직자 등이 참여했다. 개막작 상영 뒤 열린 축하연에서 최성주 씨(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영화 “패롯”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겪는 얘기”이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가족 각각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각자 자기 입장에서 생각했을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 10월 29일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제2회 가톨릭 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집행위원장 조용준 신부(왼쪽 첫째) 등 관계자들이 관객을 맞고 있다. ⓒ강한 기자

최 씨는 가톨릭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다른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가족의 재발견’이라는 전체 주제가 마음에 든다면서, 최근 자신의 친가 조상들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생각할 때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근현대사”라고 말했다.

가톨릭 영화제는 영화계에서 일하는 천주교 신자들이 모인 가톨릭영화인협회가 주관한다. 작년에 ‘관계의 회복’을 주제로 처음 열렸으며, 올해는 10개국에서 나온 장, 단편영화 42편을 상영한다. 영화 관람과 부대 행사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자발적 기부를 요청하는 ‘자율기부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애니메이션 “바다의 노래”, 과테말라, 멕시코 작품 “세상에서 가장 큰 집”, “후쿠시마에서 부르는 자장가” 등 영화를 볼 수 있으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미쓰 와이프” 등 최근 개봉했던 한국 영화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된다. 부대행사로는 10월 31일 오후 4시 명동성당 입구 지하 1층에서 배우 윤태웅 씨의 사회로 열리는 오픈토크, 이은정 작가 도예전 등이 있다.

개막식에서 조혜정 조직위원장은 “가족의 의미와 참된 가치를 재발견해야 할 때”라면서, ‘가족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택한 것은 가족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와 주교 시노드 주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사는 가톨릭 신자 배우 김강우 씨가 맡았다. 그는 “요즘은 많은 분들이 가족보다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족 없이는 개인이 존재할 수 없다”면서 “이번 영화제를 통해 잊었던 가족의 소중함 느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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