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 회장 선출, 부활절 계란 사용 자제 논의

한국 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여장연)이 차기 회장을 뽑고, 생태보전을 위해 부활 달걀 안 쓰기에 나섰다.

▲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차기 회장인 차진숙 수녀.(사진 제공 = 여장연)
여장연은 지난 10월 20일에서 23일까지 의왕 아론의 집에서 제48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차진숙 수녀(클레멘스)가 19대 회장이 됐다. 임기는 내년 1월에 시작해 3년이다.

차진숙 수녀는 1976년에 성가소비녀회에 입회했으며, 로마에 있는 라테라노 대학에서 사목신학을 전공했다. 2013년부터 성가소비녀회 총장을 맡고 있다.

차진숙 회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모두가) 차별없고, 소외되지 않고 평등하게 살 수 있길 지향하면서 사회정의에 헌신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 사명이 지난 2013년에 열린 세계 여자수도회 총장연합회(UISG)에서 나온 내용이라며, 이를 이어 “기도와 활동을 통합하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교황의 환경회칙을 얘기하며, 생태문제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갖고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마다 열리는 UISG는 내년 5월 로마에서 다음 총회가 열린다. 차 수녀에 따르면, 내년 총회의 주제는 ‘생명을 위해서 세계적으로 연대하기’이며 지구 돌보기, 난민 등 전 세계의 문제에 대해 수도회가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 논의하고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정한다. 차 수녀는 이때까지 지난 총회의 실천사항을 충실히 따르고, 다음 총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도자들이 거리 등 사회적 현안이 있는 현장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차 수녀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장상이 먼저 아픔이 있는 곳에 함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녀들이 각기 지방에 있어 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긴 어렵지만 서명운동 등 각자 수도회의 상황과 영성에 맞는 방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연대하려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장연은 또한 수녀들을 위한 "안식년" 프로그램을 여장 산하 계속양성분과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각 수도회에 따라 안식년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여장은 여성 수도자의 힘을 북돋기 위해 ‘성서와 수도전통의 안식’ 개념을 바탕으로 ‘쇄신프로그램(안식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각 수도회의 안식년제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생태보전을 위해 부활절에 달걀 쓰기를 자제하자는 논의가 있어 눈에 띈다.

여장연은 “본당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부활절에 각 본당에서 평균 5000개의 달걀을 소비한다고 할 때, 대략 840만 개의 계란 수요가 늘어난다”며, “이는 생태적 관점에서 비윤리적인 공장식 양계장의 운영 방식에 더 힘을 주고 있다”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일부 수도회에서는 부활 선물로 달걀 대신에 새싹이 돋는 화분, 장아찌, 잼, 매실액, 빵, 쿠키, 떡, 야채, 포도주 등을 쓰고 있다. 여장연은 각 수도회와 본당에 파견된 수녀들이 부활의 의미를 나눌 수 있는 다른 상징물을 찾도록 신자와 주일학교 교사, 학생들에게 알리길 당부했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 여장연은 그동안 수도자들이 이해하고 따르기 어려웠던 세법과 회계문제에 대해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재정 자문단을 두기로 결정했다.

▲ 지난 20-23일 장상연 정기총회가 열렸다.(사진 제공 = 여장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