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단 통일전망대에서 미사

천주교가 남북 신자 공동으로 개최하려던 '신앙대회'를 대신해 10월 15일 오후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광복, 분단 70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 10월 15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광복, 분단 70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주교들 뒤로 평화, 통일을 비는 글귀를 적은 한반도기가 걸려 있다. 참석자들은 미사 중에 이 깃발을 제대 앞에 봉헌했다. ⓒ강한
이날 미사는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이 보이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4층 전망실에서 열렸으며, 300명 넘는 신자들이 전망실을 가득 채운 가운데 주교 27명(박현동 아빠스 포함), 신부 40여 명이 공동집전했다. 탈북자 20여 명과 각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민족화해위원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미사를 주례한 김희중 대주교(주교회의 의장)는 별도의 성명 발표 없이 강론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과 기도를 요청하는 한편, 전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이뤄지는 남북 교류, 협력을 촉구했다.

김 대주교는 천주교가 올해 12월 말까지 계속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노력 없이 ‘언젠가 통일이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주교는 “겸손과 인내로 기도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형제애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교류협력 등 남과 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는, 어느 특정 정치집단의 정략적인 실익을 따지거나, 북한의 붕괴만을 막연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며 “평화 통일이란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민족의 중흥을 도모하여, 동북아는 물론이요,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평화 통일의 경제적인 실익은 단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교회의는 10월 5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는 아직 성사되지 못한 ‘남북 신앙대회’를 대신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2013년부터 남북한 천주교 신자가 모이는 신앙대회를 열고자 준비해 왔으나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실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경기도 파주의 해발 118미터 오두산 정상에 있으며,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에 속한 시설로 임진강 너머의 북한 지역과 2킬로미터 거리에 있다. 옥상에는 북쪽을 향해 망원경이 설치돼 있으며, 날씨가 좋을 때는 북한 사람들이 활동하는 모습과 개성 송악산까지 볼 수 있다. 

주교회의는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추계 정기총회를 마치고 이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평화통일과 남북교류에 기여할 의지를 밝혔다.

▲ 10월 15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광복, 분단 70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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