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안에 총기 비치된 것도..문제..봉사도 좋지만 수행이 더 강조돼야

<연합뉴스>에서 따르면,  지난 4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테메큘라 꽃동네 피정의 집'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서 한인 1명이 죽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테메큘라 꽃동네 예수성심상

이번 사건이 일어난  '꽃동네 집'은 오웅진 신부가 설립한 한국 '꽃동네'의 해외 분원으로서, 지난 2002년 10월 가톨릭 신자들의 피정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평소에는 꽃동네 자매회 소속 수녀 3명과 한인 세 가족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의 용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이 총격사건은 시설 내 자원봉사자 사이에 불화가 누적되어 발생한 우발적 범행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리버사이드 셰리프국은 용의자 정씨가 7일 오후 7시 23분쯤 피정의 집 안에 있는 이동식 주택에서 윤모(58)씨 부부에게 권총을 쏴 윤 씨의 부인을 숨지게 하고 윤씨에게는 총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어 다른 이동식 주택으로 가서 김모(69)씨 부부에게도 총을 쐈으나 빗나갔고 격투 끝에 김씨 부부에게 제압됐다. 격투 과정에서 심한 부상을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중인 김씨는 "정씨가 평소에 성격이 괴팍해 자원봉사자들과 불화가 잦았다"면서 "어제 갑자기 죽이겠다며 총을 갖고 들어와 죽기 살기로 싸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재 꽃동네 피정의 집 앞에는 경찰통제선이 설치되어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지역 한인사회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여기>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음성 꽃동네 본원의 담당 수사는 "현재 정황이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금 현지에서 수녀들도 경찰의 조사를받고 있는 상황인지 전혀 연락이 안 된다. 우리도 언론에 나온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꽃동네'는 고아와 노숙자를 돕는 시설로서, 1998년 8월 20일 LA에 수녀를 파견하여 미국 꽃동네 설립을 준비하여 1999년 5월 12일 미국 LA 대교구 로저 마흐니 추기경의 허락을 받고, 미국 꽃동네 재단(이사장 오웅진 신부)을 설립하고 개원식을 한 바 있다. 사건이 발생한 테메큘라 분원(분원장 서춘원 수녀)은 LA에서 동남쪽으로 160㎞ 가량 떨어진 테메큘라시의 15만6000여평의 너른 대지에 세워졌으며, 그 밖에도 LA에 최초로 세워진 린우드 꽃동네와 조지아주 애틀란타, 뉴저지주 등에도 꽃동네 분원을 열고 운영 중이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신학연구소 박영대 소장은 "공동체로 같이 살다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소한 시비가 붙을 수도 있고 이웃 동료 사이에서 마음을 상할 수도 있다. 종교시설 안에 총기가 있었던 것도 문제지만, 어찌보면 봉사자들이 결국 화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사건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참에 수행전통이 강조되지 않는 그리스도교의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 소장은 "수행종교로 분류되는 불교나 원불교처럼 개인의 수행을 강조하기 보다, 그리스도교는 은총에 의한 구원을 선호하다 보니 개인의 심리적 문제나 화를 다루는 데 신자들이 미숙한 것 같다"면서 "기도나 은총도 중요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정 없이 들고나는 자신의 화(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마음공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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