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병역거부 관련 세미나 열려

 

▲ 종교인들이 병역거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옥 활동가

4월 7일(월) 오후 5시 30분,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제27대 총학생회 사회부 주관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기독교 평화주의'란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전쟁없는세상'의 여옥 활동가와 작년 11월 11일 병역거부를 선언한 권순욱 활동가(인천민들레장애인야간학교)가 발제를 했고, 3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 "옳다고 생각하면 꼭 해야 해서 꽉 막혔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권순욱 씨는 "저의 양심 상 군대에 갈 수는 없지만, 감옥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며 대체복무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무리 힘들고 기간이 길더라도 할 마음이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이 제 가슴 속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병역거부를 했다"고 얘기한다. 예수는 평등과 평화를 말했고, 언제나 사회적 약자 편에 서 있었으며,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분이었다며 자신도 이 땅에서 평등과 평화를 외칠 것이라 말했다. 2002년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해 4년간 신학을 공부했고 3년간 전도사로 교회에서 일도 했던 권 씨는 총학생회 활동을 하다가 제적을 당했고, 현재는 스스로도 사회적 약자로서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쟁없는세상'의 여옥 활동가는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을 소개한 후, 현 정부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계속해서 미루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2007년 국방부 스스로 "전과자를 양산하는 현 제도에는 문제가 있다"면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발표했는데, 지금은 국민 여론을 핑계대고 있다고 했다. 병무청 연구용역의 발표에도 보고서의 극히 일부분인 '국민여론조사' 부분만 이야기했고, '전문가 설문조사'부분은 포함하지 않았음을 꼬집었다.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의 80% 정도가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양심적병역거부자 권순욱을 위한 후원모임의 회장인 이관택 씨는 세미나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순욱이에게 한 달에 밥 한 끼를 사준다고 생각하시고 후원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하고, 감옥에 갇힐 권 씨에게 편지를 많이 써줄 것도 부탁했다. 또한 후원카페(http://cafe.daum.net/uminki)를 소개하며 가입을 요청했다.

한편 권 씨는 4월 15일로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일주일 연기됐다. 권 씨는 판사에게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요청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세미나에서 있었던 질의 응답이다.

홍길수 : 한국은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는데, 서구와 비교할 수 없지 않은가?

여옥 : 서구에서 병역거부는 대체로 2차세계대전 때 인정되었다. 세계적인 전쟁상황에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된 것에 비춰볼 때, 한국의 상황을 특수한 것으로 보고 병역거부자를 계속 감옥에 보낸다는 것은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홍길수 : 방어전쟁과 같은 정의로운 전쟁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때는 총을 들겠는가?

권순욱 : 정의로운 전쟁과 그렇지 않은 전쟁을 나누는 것은 모순이라 생각한다. 전쟁에는 오로지 무차별적인 살육만이 있을 뿐이다. 모든 전쟁을 반대하고 총을 들지 않을 것이다.

여옥 : 병역거부자들이 다양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역을 거부하게 되는 이유 역시 다양하다. 순욱 씨처럼 모든 전쟁을 반대하지만, 선택적 병역거부자들처럼 일정한 전쟁만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에도 강철민 씨가 이라크파병을 하는 나라의 군인은 될 수 없다며 병역을 거부한 바 있다.

송도현 : 감옥에 가게되면 전과자가 되는 것인데, 사회적 제약은 없는 지?

권순욱 : 빨간줄 때문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취업에 제약이 있고, 공무원 시험도 5년 동안 응시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평생 활동가로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게의치 않는다.

김연진 : 활동가로서 활동하다보면 집회 과정에서 폭력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그것도 작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권순욱 : 한번도 집회를 나가면서 전쟁에 나간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사회적약자들이 취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충돌이 벌어지면 막을 수 없지만, 흥분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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