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열리는 원주, 춘천교구 사제운동회

천주교 원주교구와 춘천교구가 교구의 벽을 넘어 함께 사제운동회를 열고 강원도 지역 사목을 나누어 맡고 있는 서로의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마련했다.

두 교구의 사제운동회는 10월 5일 오후 강원 횡성군에 있는 둔내종합체육공원에서 열렸다. 원주, 춘천교구에서 각각 50여 명의 신부가 참석해 4시간 동안 축구, 족구, 테니스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함께한 뒤 헤어지는 일정이었다.

▲ 원주, 춘천교구 신부들이 팀을 나눠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파란 상의는 춘천교구, 빨간 상의는 원주교구. ⓒ강한 기자

이 행사는 장소와 실무 준비를 두 교구가 번갈아 맡으며 매년 열리고 있다. 역사는 1980년대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가 몇 회째인지 정확한 기록은 확인이 어려웠다. 원주, 춘천교구처럼 가까운 지역에 있는 여러 교구가 함께 사제운동회를 열었던 사례는 또 있다. 충청도의 청주, 대전교구, 전라도의 광주, 전주교구에서도 두 교구가 함께한 사제운동회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원주교구 복음화사목국장 신우식 신부는 이 행사가 강원도 지역이라는 하나의 뿌리와 지역 문화를 갖고 있으며, 규모도 비슷한 원주, 춘천교구 사제들이 1년에 한 번 만나 친교를 나누는 자리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강원도를 중심으로 남북 지역을 나누어 맡고 있는 원주, 춘천교구는 교구 관할 지역 안에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농촌, 어촌, 광산촌과 관광지가 산재해 있는 동해안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주교회의가 내놓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에 따르면 원주, 춘천교구는 각각 신자 수가 7만 4000명과 8만 5000명이었으며, 신부 수는 108명씩으로 같았다. 원주교구는 50년 전인 1965년에 춘천교구에서 분리 설립됐다.

신 신부는 두 교구의 사제들이 같은 신학교에서(최근에는 수원가톨릭대) 교육을 받아 서로 잘 아는 사이이며, 1년에 한 번 사목국이나 청소년국 담당 사제, 수녀들이 모여 1박2일 연수를 함께하는 등 사목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원주, 춘천교구 사제운동회를 통해 “오래 만나지 못했던 신부들이 한 자리에서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며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동창들끼리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 10월 5일 강원도 둔내종합체육공원에서 열린 사제운동회에 참석한 춘천교구 신부들. 자리에 남아 있던 신부들이 축구 경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신부들을 박수를 치며 맞이하고 있다. ⓒ강한 기자

춘천교구 청소년국장 최창덕 신부도 사제운동회에 대해 원래 하나의 교구였던 강원도 지역의 두 교구 사제들이 우애와 옛 추억을 나누는 데 의미가 있다며, 매년 이 모임을 즐기고 기뻐하며 지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사제수품 16년차 이상 축구팀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최 신부는 후배 사제들은 신학생 때 수원 신학교에서 공부를 함께 하지만 신부가 된 뒤에는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행사는 잔치 분위기였다. 사제운동회이기 때문에 춘천, 원주교구 신부들이 각각 팀을 이뤄 선수로 뛰었지만, 교구청에서 일하는 평신도 직원들과 수도자들, 신자 봉사자들도 심판으로 참여하거나 음식을 나르며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번 행사가 원주교구 지역인 횡성군에서 열린 만큼 수도자와 평신도 참가자는 원주교구에서 더 많았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와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도 참석해 시축을 하고 본부석에서 운동회를 지켜봤다.

운동회는 총점 480 대 510점으로 춘천교구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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