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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절실함이다”-성공회대 고병헌 교수 빈민사목위 특강에서 배움공동체 전해
  • 배은주 기자 ( ejb63@hanmail.net )
  • 승인 2009.04.06 09:18 | 최종수정 2009.04.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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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 대안교육, 평화교육, 평생교육, 시민교육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병헌 교수(성공회대)가 성직자와 수도자, 빈민 활동가와 일반신자 등 약 1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과 문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고병헌 교수

고병헌 교수는 자신을 ‘우리 교육이 낳은 대표적 성공사례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교수’라고 소개하며, 그러나 정작 자신은 제도교육의 힘으로 사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돈이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질문도 없고 꿈꾸지 않으며, 성찰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앎과 삶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대안교육을 제시했다.

"길만큼의 물음이 있고 물음만큼의 길이 있고 또 그만큼의 배움의 공동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학교 밖에서 배우려 하지 않고,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시키지만 그 공부가 아이의 영적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고병헌 교수는 "교육은 기술이 아니고 절실함이며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치고 들어가는 것”라고 말하며, “하느님 형상을 닮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꽃으로 필까 하는 경외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 중에 함께 관람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와 다큐멘터리 <개러스 선생님의 고교합창단 프로젝트>는 주입식, 몰입식 교육에다가 일제고사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우리 교육계에 정면으로 대응하듯 교육의 본질을 잘 말해준다. 영화는 교육이란 아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또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 참여하고, 몰입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며 자기 자신과 새롭게 만나는 것임을 보여준다. 입시와 성공을 위해 동료와 경쟁해야 하고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로 판단하는 우리나라 제도교육과는 전혀 다르게 과정을 중시하고 결과에 관계없이 ‘해냈다’는 기쁨을 즐기게 한다.

   

고병헌 교수는, 소외계층을 위해서 설립된 인문학 교육과정 ‘클레멘트코스’의 창립자 얼쇼리스의 저서 <희망의 인문학>을 공동 번역했고, 그는 또한 이 과정을 노숙인이나 재소자와 같이 자활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는 인문학강좌를 처음 시도할 때, ‘전과 7,8범 정도면 사회질서에 저항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라 가정했다고 하면서, 그러나 그들은 이 사회의 질서나 가치체계 속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인문학 강좌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가졌던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그들 역시 ‘지금 조건에서 다르게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외계층은 자기 자신과 관계 맺는 것조차 서툰데, 이들에게는 자존감 회복과 더불어 타인과 자연, 우주 등과 다층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앎이 삶을 구원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에 소신을 갖기를 주문했다.

그는 사회취약계층일수록 최상의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빈민사목이 소외계층을 교육할 때 그들이 새로운 각도로 일상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인문학이나 교육과 문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이것을 제외하고 치고 들어갈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인문학을 배우고 나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느끼고 감사할 줄 알게 되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인기척’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 교수는 "이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학습은 삶과 연결되어야 하며, 그 결과는 변화된 사람 관계와 삶의 방식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는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계속 질문하고 꿈꾸자"고 권했다. 그래서 "천주교회가 천진성과 열린 마음, 조직력으로, 이런 소외된 이들에게 어떤 인기척이 되어주어야 한다"며 교회가 "그렇게 이들에게 이 세상은 그래도 살만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희망했다. 

배은주/지금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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