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열려

 

▲ 참가자들이 개막작 '작은새의 날개짓'을 제작한 김수미 씨에게 박수치고 있다.

4월 3일부터 4월 5일까지 서울 명동 한국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주최로 제7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작은새의 날개짓'(김수미, 인천민들레야간학교)과 초청작 '투쟁은 계속된다'(2008장애인투쟁영상)를 포함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제작한 30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우리 사회에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기 싶다. 그래서 4월 20일 '장애인의 날'만 되면 역경을 딛고 선 장애인들을 추켜 세우고 다른 장애인들도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날 장애인인권영화제에 모인 이들은 우선 '장애인의 날' 명칭부터 바꿔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이름을 바꿔 부르고 더이상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동정심에 기대어 살아가지 않고, 자신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주체임을 강조한다.

개막작 '작은새의 날개짓'에는 장애인 3명의 자립생활을 보여주며 장애인이 보는 사회의 문제를 해학적으로 꼬집는다. 스스로는 서 있지 못하고 손도 사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나는 활보시간(매월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빵 시간이야. 데이트도 못 나가"라고 이야기를 하는 데서 장애인이 제대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활동보조서비스의 확대가 절실함을 알 수 있다.

 

▲ 장애인이 직접 만드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장애인노래패 '시선'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거꾸로 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인권단체연석회의에서 축하를 하기 위해 나온 조백기 활동가(천주교인권위원회)는 "세계적으로 활동을 잘 하는 편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이명박 정권은 축소시켜버렸다"며 이 정권을 비판했다. 앞으로 장애인차별에 대한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푸른영상의 류미래 감독은 "전문 교육을 받은 분들의 영화는 대부분 주류 미디어에서 보여줬던 장애인 캐릭터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었다"고 심사평을 했다. 이는 비장애인들의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고쳐져야 함을 알게 해준다.

'작은새의 날개짓'에는 주거문제와 활동보조서비스 문제가 겹쳐 있는데, 어디에 중점을 두었냐는 관객의 질문에 김수미 씨는 "장애문제에서 어느 것이 더 급하고 어느 것이 안 급한 게 아니기 때문에 두 가지 주제에 모두 중점을 뒀다"고 대답했다. 여기서도 장애인 차별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에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09년 장애인생존권 9대 정책요구안(①탈시설-주거권 보장, ②발달장애인 권리보장, ③장애인연금제도 즉각 도입, ④활동보조 권리 보장, ⑤장애인차별금지법 무력화 시도 중단, ⑥장애인 노동권 보장, ⑦장애인 이동권 보장, ⑧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실효성 제고, ⑨장애인 의료정책 제도 개선)을 내걸고 투쟁하고 있다.

고동주/ 지금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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