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전자우편 주소 잘못 쓴 것

불륜 짝짓기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의 회원 명단이 해킹으로 유출돼 수많은 가정 불화가 일어나고 2명이 자살하는 등 파문이 이는 가운데, 교황청 관리들도 포함돼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인다.

해커에 의해 인터넷에 공개된 명단 가운데에는 전자우편 주소로 교황청을 가리키는 “--.va”를 쓴 이들이 모두 222명이 있다.

▲ 성 베드로 광장. ⓒAdrian Marin, Flickr

교황청은 “바티칸 시국”이라는 하나의 정식 국가로서 한국이 국가주소로 “--.kr”을 쓰는 것처럼 “.va”를 쓰고 있으며 공식 웹사이트는 “www.vatican.va”다.

언론보도 가운데 잘못된 사실들을 밝혀 내는 전문사이트 <prooffreader.com>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테일러는 이들 바티칸에 속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전자우편 주소들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이것들이 실제로는 오타 등에 의해 잘못 적힌 주소라는 것을 밝혀 냈다.

그는 또한 “나는 가톨릭가정에서 신자로 자라났으나 현재는 완전히 떠난 상태로서, 교황청을 추문으로부터 보호해서 얻을 이익이 없으며 오히려 정반대다. 나는 단지 정확한 보도만을 믿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va”가 들어간 모든 주소들은 미국 버지니아 주정부를 가리키는 “.va.us”나 “va.gov”가 원래 맞으며, 이들 버지니아 주정부 공무원들이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하면서 주소를 끝까지 다 써 넣는 것을 잊었을 뿐이라고 확인했다. “.va”로 표현된 전자우편 주소를 쓴 이들 대부분은 버지니아 주에 사는 이들로 확인됐다.

“애슐리 매디슨”은 가입 절차에서 가입자가 써 낸 이메일 주소가 실제 맞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오탈자나 잘못된 주소가 그대로 남는다.

그리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이가 아닌 소수의 경우가 있지만, 이들은 캐나다 정부의 “ca.gov”를 “va.”라고 쓴 경우다. 영어 자판에서 v와 c는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잘못 오타가 나기 쉽다.

그런데 딱 하나의 주소가 명확히 “vatican.va”라고 쓴 것이 있는데, 실제 교황청 임직원들은 전자우편에서는 이 주소가 아니라 “vatican.com”을 쓴다.

테일러는 미국 버지니아나 캐나다와 연결시킬 수 없는 “.va” 주소가 55개 있지만, 이것들도 어떤 식으로든 교황청과는 연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