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무기한 단식 농성", 교구는 "만나지 않겠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인천성모병원 운영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8월 19일부터 6일째 천주교인천교구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전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 측은 현재 인천성모병원 경영 문제 해결을 위해 교구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또 보건의료노조는 7월 1일 지난 수년간 인천성모병원이 환자유치를 위한 직원 홍보활동 등 무분별한 돈벌이 경영과 노조 탄압 등을 해왔다면서, “인천성모병원을 국립중앙의료원, 경희의료원, 고려수요양병원, 부산대병원과 함께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행복한 병원만들기 3대 캠페인 우선 해결 사업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보건의료노조가 인천교구청 안에 농성텐트를 친 모습. 25일부터는 교구청 밖에서 농성을 벌인다. (사진 제공 =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인천성모병원지부 홍명옥 지부장 집단 괴롭힘 문제로 시작된 문제는 현재 인천성모병원의 경영과 노동 문제로 확대된 상태다. 홍명옥 지부장은 지난 2월 불거진 인천국제성모병원 의료급여 부당청구 문제를 제보한 것으로 지목받아 집단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인천성모병원 운영과 노조탄압 문제로 이어졌다.

앞서 7월 28일에는 국회의원 주최로 ‘인천성모병원의 돈벌이경영과 노동, 인권탄압 실태 고발 및 개선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 뒤 인천성모병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노조가 밝힌 내용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으며, 노조는 이에 대해 8월 20일, 인천성모병원 경영실태에 대한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병원 측에 공개답변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보건의료노조 최승제 조직부장은 2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처음 문제는 노조지부장에 대한 집단 괴롭힘과 인권탄압 문제로 시작됐지만, 개별적 지부가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판단해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행복한 병원만들기 3대 캠페인’에 대해서는, 인천성모병원 때문만이 아니라 보건의료노조가 이미 기획하고 있던 캠페인이었지만, 이번 사건이 벌어지면서 인천성모병원에서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노조가 탄압받는 것은 병원의 문제를 비판하고 지적하기 때문이며, 이는 경영마인드나 경영진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서, “결국 경영진 교체에 책임 있는 교구장을 만나 직접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교님이 정확한 판단을 하시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병원 담당자들의 입장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목소리, 지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서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현재 교구와 인천성모병원 측은 노조와 직접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천성모병원 홍보마케팅팀 유정식 부장은 2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고, 사실관계가 밝혀진 뒤, 법리적으로 따져 물을 것이 있다면 그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교구도 병원 노사 관계인 만큼 당사자들이 해결하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이에 대해 교구 사무처에 사실 확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어 그는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집단괴롭힘이나, 환자 유치를 위한 직원 동원 등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노조의 과잉 대응이다. 병원 측도 얼마든지 이 문제에 답변할 수 있지만, 병원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문제가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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