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위한 그룹홈으로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는 8월 16일 교황의 꽃동네 방문 1주년 미사를 봉헌하면서, 신생아와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인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센터’의 문을 열었다.

새로 지은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센터 앞마당에 차려진 행사장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담은 실물 크기 사진을 세우고, “교황님 사랑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내거는 등 교황 방한 1주년을 지내는 축하 잔치 분위기였다.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센터는 음성 꽃동네에서 살아가는 100여 명의 어린이들을 위한 아파트식 그룹홈으로 마련됐으며, 연면적 2100여 제곱미터,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 다음 날인 2014년 8월 17일 기공식을 열고 공사를 시작했다.

▲ 8월 16일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센터 축복식에 참석한 이들이 줄을 당겨 센터 이름을 가리고 있던 천을 끌어내리고 있다. ⓒ강한 기자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은 1994년 아이들을 위한 ‘천사의 집’을 마련한 뒤 1997년 입양기관 설치 허가를 받아 국내 입양 사업을 펼쳐 왔으며, 100명 넘는 아기들이 거주할 공간이 좁아 더 나은 생활환경을 주고자 이 센터를 지었다고 밝혔다. 천사의 집은 꽃동네에 입소자들과 함께 오는 어린이들이 생기면서 아동을 위한 별도 시설로 만들어졌다.

고 노기남 대주교(1902-1984)는 1942년부터 1967년까지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한국 천주교회에서 첫 한국인 주교다. 그는 일제강점기 말기에 친일단체인 '국민총력 천주교경성교구연맹'을 이끌었던 것과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에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실렸으며, 이에 대해 교회 일각에서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은 꽃동네 창설자이자 재단 대표 오웅진 신부가 노 대주교의 ‘생명 존중 정신’을 이어받아 낙태 반대 운동, 생명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면서, 노 대주교의 정신을 기리고자 건물 이름을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센터로 지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전 앞 마당에서 열린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인사로는 이필용 음성군수,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김진식 충북도청 정무특보 등이 참석했으며, 이밖에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손병두 삼성 호암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기념 미사는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했다. 정 추기경은 음성 꽃동네가 있는 지역인 천주교 청주교구 교구장과 서울대교구장을 지냈다. 그는 강론에서 노기남 대주교의 이름을 따 센터 이름을 지은 이유로 자신이 어린 시절 노 대주교의 복사 역할을 했던 경험을 들면서 그가 어린이들을 특히 사랑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16일 꽃동네 영성원에서 평신도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일에 직접 참여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을 높이 치하하면서, "이러한 활동은 자선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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