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 본당, 청년 인문학 교실 열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소외되는 현실에서 의정부교구 한 본당에서 철학 강의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고양시 정발산 본당과 교구 문화미디어국은 2013년부터 ‘젊은이를 위한 인문학교실’을 열어 왔으며, 오는 9월 6시즌 강의를 앞두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칸트, 니체, 홉스, 한나 아렌트 등의 철학자를 통한 삶과 윤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강의는 정발산 본당의 최대환 신부가 직접 하고 있다. 

그는  “인문학에서 지향하는 깊이 있는 자기 성찰과 올바른 자기 배려의 방식, 함께하는 삶에 대한 고민 등이 신앙인으로서 일상에서 그리스도와 인격적이고 내밀한 만남을 이루고 복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인문학강의를 연 취지를 설명했다.

최 신부는 또한 “신앙에 회의를 겪고 있는 이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믿음에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발산 본당에서 5월에 열린 인문학 특강 때 모습. (사진 제공 = 김선영 씨)

최대환 신부는 독일 뮌헨에서 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독일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철학에 관심이 많고, 가톨릭아카데미 등에서 신학적 주제를 철학을 통해 풀어가는 것을 보고 인상이 깊어 이를 자신의 본당에서도 시도하게 된 것이다.

강의는 신학적 관점에서 여러 철학자의 주장을 검토하고 이를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며 이뤄진다. 또한 현대의 주요 가톨릭 철학자, 신학자들이 고전적인 철학을 신학과 조화 또는 대결하며 수용하는 관점을 소개한다.

젊은이를 위한 인문학 강의지만 인문학에 관심있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며, 실제로 수강자 중에는 50대 여성이 많았다.

지난해 봄에 열린 2시즌부터 계속 강의를 들어 온 김선영(아네스, 26) 씨는 “강의를 들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 생각해 봤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강의를 들은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신은 죽었다고 한 니체 등 다양한 철학자를 다루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다른 시각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강의는 9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며 주제는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다. 최대환 신부는 두 사람을 선택한 이유를 “20세기 가장 중요한 철학자들이며 피상적 삶의 방식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는 이들에게 깊이 있는 삶과 자신의 본래적인 모습을 발견하도록 영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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