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15일 태풍전망대에서 평화통일미사

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지속적 남북 대화’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을 강조했다.

이 주교는 8월 7일 성모승천대축일 메시지를 발표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들에게 큰 기대를 걸게 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남북관계는 아무 진전이나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 중 하나로 신뢰 형성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다.

▲ 지난 1월 경기도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운데)가 ‘세계 평화의 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강한 기자

이와 함께 의정부교구는 교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상리, 연천, 전곡 본당이 함께 광복절이자 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 연천에 있는 ‘태풍전망대’에서 평화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하겠다고 밝혔다. 이 미사는 이 주교와 상리, 연천, 전곡 성당 주임신부 등이 집전하며, 근처에 있는 군종교구 열쇠, 태풍 성당의 신자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의정부교구는 춘천교구가 관할하는 포천시, 가평군을 뺀 경기 북부 지역을 관할하며, 휴전선에 접해 있다. 또한 태풍전망대는 군 시설 안에 있어서 보통 때는 일반인이 가기 어렵다.

이 주교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성모님께 그동안 형제애를 나누며 살지 못했던 우리들에게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주시도록 청하자”고 했다.

또한 이 주교는 “그동안 대화를 가로막는 여러 차례의 계기를 북한이 만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제력을 비롯해 국제적 위상에서 북쪽보다 훨씬 더 강자라고 할 수 있는 남쪽이 더 큰 아량을 보이고 희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교가 그동안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여러 번 해제를 요구한 ‘5.24 조치’에 대해서는, 이로 인해 인도적 지원이 막혀 있어 “우리의 형제애에 큰 아픔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정”이라면서 “남과 북이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주변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 주교는 분단을 만든 분열과 반목은 우리 사회와 교회 공동체 안에도 있다면서,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가르는 경계가 아닌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했다. 살아온 환경, 나이, 고향, 보고 듣는 언론매체,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영향으로 생각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교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실현해 갈 때, 평화 통일은 더 빨리 이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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