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 천주교 ‘신앙대회’ 는 불확실

광복절이자 천주교가 지내는 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을 앞두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기도’와 ‘실천’을 함께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8월 4일 내놓은 성모승천대축일 메시지에서 “올해는 성모승천대축일에 해방된 우리나라가 광복과 더불어 남북으로 분단된지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면서 “7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같은 언어를 쓰는 한 민족이 반목하면서 지낸다는 것은 매우 슬픈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평화통일과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는 소통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 염수정 추기경.ⓒ지금여기 자료사진
우선 염 추기경은 “분단 시대의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한반도 평화,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더 열심히 지속적으로 기도를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할 때 우리 겨레는 분열과 미움을 버리고 남북을 넘어서 아시아 안에서,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기도는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한다”면서 “신앙인들이 분단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에 도움과 지원을 계속할 때, 한반도에 평화와 일치의 싹이 자라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한 당국자들”을 향해서는 “분단으로 고통받는 형제들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 협력하여 평화 정착과 더불어 한반도의 비핵화, 미래의 번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 천주교는 북한의 조선카톨릭교협회와 함께 올해 남북한 천주교 신자들이 모이는 ‘신앙대회’를 열고자 노력해 왔지만, 남북 정부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는 것과 맞물려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남북 천주교의 만남이 이어져 왔으며, 신앙대회 개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8월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신부는 “분단 70년을 맞아 남북 신앙대회를 논의하며 (북한 측으로부터) 긍정적 답변까지 얻어냈으나, 현재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올해 추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직접 북한 천주교와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종교 교류가 (남북한) 당국자 간의 분위기를 많이 타고 있기 때문에 아쉽다”며 “정부가 종교, 민간 차원의 교류는 정치적 변수에 좌우되지 않고, 소통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형 신부는 “우리는 남북 교류, 소통의 상징인 개성이나 금강산에서 신앙대회를 열기를 원했는데, 그게 어렵다면 남한에서 의미 있는 장소를 정해 북한 신자를 초청해서라도 신앙대회를 준비하며 처음 의도했던 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생활을 마친 뒤 영혼과 육신이 하늘나라에 들어 올림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한국 천주교에서는 예수 성탄 대축일(12월 25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모든 주일과 함께 신자의 미사 참례 의무가 있는 축일이다.

앞서 6월 1일 천주교는 ‘분단 70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회의 반성과 다짐’을 주제로 주교회의 의장 담화문을 발표했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을 벌이고 있다.

▲ 2008년 4월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연탄 5만 장을 개성 지역 내 봉동리 마을에 전달하고 있는 모습.(사진 제공 =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