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협의회 성명, 교구측 "대화의지" 보여라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지난 2월 교구 안 본당의 성물방을 가톨릭출판사를 통해 관리하겠다고 하면서 시작된 성물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교구 성물방 납품업체협의회는 7월 13일 성명서를 내고 POS 시스템 도입을 반대하며 교구장 면담을 요구했다.

▲ 묵주는 가톨릭 신자들이 기도하는 데 쓰는 대표적 성물이다. ⓒ강한 기자
POS는 판매 금액을 정산하면서 동시에 소매 경영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전산 수집,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서울대교구는 기존 본당 성물방이 세금 납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성물방의 매출, 재고 관리가 수기로 이뤄져 왔고, 신용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행이 안 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구 기관인 가톨릭출판사가 성물과 책을 사들여 직접 공급하고 과세품목인 성물에 대한 부가세를 공제해 대납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지난 2월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며, 관계자들의 전체 모임을 주선해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3월 11일부터 교구와 가톨릭출판사는 설명회를 열었으며, 성물 납품업체와 4차례 모임을 했다. 조형모 전 성물협회 회장에 따르면 교구장 면담을 요청한 결과 지난 4월 9일에는 교구 사무처장 임병헌 신부와 만나기도 했다.

그래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자, 협의회는 공청회 개최와 교구장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교구 측은 6월 24일 공문으로 POS매장과 관련된 내용은 가톨릭 출판사의 홍성학 신부에게 위임했기에 모든 제반사항은 홍 신부와 협의하라고 답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공청회 개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가톨릭출판사 상무에게서 “검토해 보고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문자로 답하는 등 성실한 대화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출판사 황동원 상무는 1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가톨릭출판사와 교구가 시간과 장소, 패널을 정하고, 진행을 맡아 달라는 공문을 협의회에서 받았는데, 자신은 '공청회가 필요하면 (협의회가) 여시고, 참석 요청을 하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한 성명서에서 교구가 POS를 도입하는 이유로 세금 문제를 든 것에 대해, “각 본당이 개별 사업자 등록을 내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상무는 “회계사에 자문을 구해 봤는데, 본당에서 사업자등록을 낼 수는 있으나 그렇게 되면 본당마다 기장을 해야 하고 관련 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체를 통합해 교구하고 합산을 해야 하는데, 결산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성물방 납품업체 협의회에는 10명의 납품업체 대표자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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